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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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리 조약돌/ 김남복
파도치며 몰려왔던 것들은잘게 잘게 부서지는 과거로 만들어내일 향해 뿌려주는 부드러운 해변작고 아기자기한 수많은 꿈들을 바라보는 갈매기들 진수된 상선들은 노동자의 땀방울들시운전중인 배들은 희망의 덩어리들넓은 하늘과 깊은 바다를 향해 하나가 되어세계로 향하는 옥빛의 주전리 바닷가 가깝게는 작은 원들이 모여서길게 펼...
2020-03-29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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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닮은 포도/ 李順姬
온실 안에 시화를 걸어놓고알알이 썸머블랙 포도를 키우는 것은마음을 키우고포도나무 아래 기러기를 키우며 정을 키우는함평군 대동면 봄이네 포도밭 정자에 앉아 온실 안의 고열을 이기려강물처럼 흐르는 땀을 이기려맨살로 스스럼없이 비비는 흙가지를 스친 수십 번 손길의 교정이깊디깊은 맛주저리주저리...
2020-03-27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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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 / 김혜자
그린다고 다 그려지는 게 아니어서내게 온 너를 잠시 붙잡아 둔 채함께 숨을 고르며눈을 마주치고 있었다인연인가 싶어물감 놓아 토닥토닥 마음결 다듬으니 납작 눌려있던 웃음이캔버스 위로 퍼진다잎 잎마다 진초록 색감이매운바람처럼 차갑고 가지마다 맺혀 있는 충혈 된 눈빛들저항이다 절댓값이 무한대인 거부다돌아오는 내내나이프...
2020-03-26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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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삭발식 / 고정선
장애와 비장애의교집합交集合을 만들자고삼단 같은 머리칼을상수常數로 내준 어미 편견의 골짜기 건너갈출렁다리 만들고 있다고정선한국시조시인협회 시조대중화위원회 부위원장제10회 목포문학상(시조)율격, 별밭 동인전남문인협회 감사시조집 『눈물이 꽃잎입니다』 외현/ 시조동인 율격회장
2020-03-25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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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의 아침에 / 김영천 황사 낀 시야처럼내가 좀애매모호하네 먼지의 오랜 근원이바윗돌이었겠듯이내 삶의 근본도그러하리니삶이나 죽음이나경계가 모호해질 때쯤은지나온 길을 한번돌아 볼 일이네 도무지 흐릿하여 구분하지 못해도제 뼉따귀를, 뼉따귀를 더듬어 볼 일이네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마음속에 다소곳이 내어 앉을누우런 분진들이여온 몸... 2020-03-24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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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금 / 김충경 지은 지 삼십년 넘은 아파트 벽에 실금이 가고 있다햇살이 바람에 출렁거릴 때마다파문처럼 번져가고 있는 실금바람의 그림자인 듯 햇살의 흔적인 듯담쟁이덩굴 타고 뻗어가는 실금마다지난 시간들이 멈춰 있다‘아파트 재건축 조기 실현’이라고 쓰인현수막 뒤로 번져가는 실금들동맥경화증에 걸린 실핏줄처럼툭, 툭 불거지고 있다‘툭... 2020-03-23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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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밤 / 강해자
눈을 감으면 수많은 생각과 말들이마음을 어지럽히고사각거리며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는머리끝을 끌어당기듯 적막 속으로나를 불러 세운다 바닷가를 거닐며 발을 헛디딘 이지러진 달도 건져 올리고유년 시절 늘 생각이 달랐던 숙희와실타래도 풀어보며좌우 뒤집기를 몇 번이던가이랑마다 푸르게 돋은 추억들 아픔은 속울음으로 견디며자...
2020-03-22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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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이 오는 봄 / 이순애
모호한 바이러스에 흰 마스크를 귀에 걸며 하나밖에 남지 않은 목숨들을 의존 한다 집집마다 빗장을 걸어 두고 심장 구르는 숨비소리를 내고 있다 무기가 필요 없는 흰 복면 대란이다 뒷산 언덕아래 매화는 봄이 왔다고 해실대지만 마을마다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막막한 그림자뿐이다 카타르시스로도 치유되지 않을 공포를 퍼붓는 바이러...
2020-03-20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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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표현할 수 없는 사람 / 전서현
구천동 수경대에 산 그림자 어긋나
내 얼굴도 눈꽃이네 붓도록 울고 나서
저 추운 불똥 안아 줄래, 묻고만 있습니다
누가 봐도 기울은 좀팽나무 가지 위에
손님이 희귀하니 객실이 희귀하니
맴맴맴 눈과 눈썹 사이, 나 어떻게 그리워하나(요)
2019신인상 2019신인상
시아문학 회원. 시문학 회원. 모란촌...
2020-03-19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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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 박행자
조금나루 먼발치에서 보았네
내 기억 속에서
아슴아슴 멀어져 갈 즈음
하얀 모래톱이 동화처럼 펼쳐진 해변을 돌아 나오다
솔밭사이로 언뜻 스치는 그대 뒷모습
들물과 썰물에 그리움 씻어 말리며
뼛속 깊이 파고든 외로움
마주한 시간이 얼마였을까
석양빛에 더욱더 붉게 빛나는
애잔한 그리움
닿을 수 없는...
2020-03-18 김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