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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금  / 김충경 2020-03-23
김원유 jnnews.co.kr@hanmail.net

지은 지 삼십년 넘은 아파트 벽에

실금이 가고 있다


햇살이 바람에 출렁거릴 때마다

파문처럼 번져가고 있는 실금


바람의 그림자인 듯 

햇살의 흔적인 듯

담쟁이덩굴 타고 뻗어가는 실금마다

지난 시간들이 멈춰 있다


‘아파트 재건축 조기 실현’이라고 쓰인

현수막 뒤로 번져가는 실금들

동맥경화증에 걸린 실핏줄처럼

툭, 툭 불거지고 있다


‘툭’ 과 ‘툭’ 사이

예고 없이 끼어드는 ‘쨍’하는 소

리실금에 골이 깊어져 가고 있다


팔순 어머니도 한 번씩 앓고 나면

온몸 실금 사이골이 깊어지곤 한다


《약력》
강진 출생, 2015년《인간과 문학》시 등단,
목포문인협회·목포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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