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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지 전수조사 이후, 일본과 대만에서 배울 점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11-03 09: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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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정부가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추진하면서 농지관리제도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처분이나 단속에만 활용하지 않고 우량농지 보전과 농지 재배치, 청년농의 영농 기반 확대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농지관리 전담기구 신설과 농지위원회 개편에서도 전남광주의 농업·농촌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농지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취득 시기와 소유자의 거주지 등을 기준으로 조사 대상을 선정하고 농지의 실제 이용 여부를 점검해 왔다. 2021년에는 약 25만 8,000ha를 대상으로 농지 소유와 이용 현황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일부 농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조사만으로는 전국 농지의 이용 구조와 유휴농지 분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26년에는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시작되었으며, 7월 29일까지 1,013만 필지, 132만 ha에 대한 기본조사가 완료되었다.

  

일본은 농지의 이용 상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농지 이용 촉진정책과 연결하고 있다. 일본의 「농지법(農地法)」 제30조는 농업위원회가 관할 지역 농지의 이용 상황을 매년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농지가 실제로 경작되고 있는지, 유휴농지로 방치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조사 이후에는 농지 이용 상황 조사에서 확인된 유휴농지에 대해 소유자 등의 이용 의향을 조사한다. 

  

소유자가 직접 경작할 계획인지, 다른 농업인에게 농지를 맡길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농지중간관리기구(農地中間管理機構)는 농지를 빌려주려는 소유자와 경작하려는 농업인을 연결하고 농지의 집적과 집약화를 지원한다. 일본의 제도는 유휴농지의 발견에서 소유자의 이용 의향 확인, 농지 임대와 경영 규모 확대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고령농업인의 은퇴와 후계자 부족으로 농지가 분산되거나 방치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기도 하다.

  

대만은 2016년부터 전국 농업 및 농지자원 조사를 추진하여 2017년 9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정 농업용지 약 278만 ha를 대상으로 실제 이용 상태를 분석하고, 농업생산과 비농업적 이용 현황을 구분했다. 대만은 지적자료와 항공사진, 위성영상, 토지이용정보 등을 결합한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농업용지의 실제 이용 상태와 비농업적 이용 현황을 구분하고 조사 결과를 지도정보로 구축했다. 이러한 자료는 농업발전지역의 지정과 농지 보전, 관개시설 확대, 농업용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되었다.

  

일본이 조사 이후 유휴농지의 이용 촉진과 농지 집적에 중점을 두었다면, 대만은 전국 농지의 공간적 분포와 실제 이용 상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농업공간 관리에 활용했다는 특징이 있다. 두 나라의 사례는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농업구조 개선과 국토의 농업적 이용계획에 연결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전남광주는 넓은 평야지대와 산간 농촌, 도시 근교 농지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나주와 영산강 유역 등 평야지대에서는 우량농지의 보전과 농지 집단화가 중요하다. 산간지역과 인구 감소지역에서는 유휴농지의 위치와 경작 여건을 파악하고 활용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 광주 주변의 도시 근교 농지는 개발 압력과 농업적 이용가치를 함께 고려한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전남은 고령농업인의 은퇴와 농촌 인구 감소에 따른 농지 이용 문제가 중요한 과제이다. 농지의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 임대차 관계, 경작 여부를 파악하면서 토양과 용수, 접근성, 경지정리 상태 등을 함께 조사하면 지역별 농지 이용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용하다.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와 연계하여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청년농업인이 영농을 시작하거나 경영 규모를 확대할 때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농지 확보이다. 농지가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거나 임대차 관계가 불분명하면 안정적인 영농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임대 가능한 농지와 경작 여건을 파악하고 농지은행 사업과 연결하면 청년농업인의 농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고령농업인의 농지 이용 의향을 확인하여 청년농업인의 농지 수요와 연결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의 소유와 이용 현황을 확인하는 동시에 지역별 농지의 생산적 가치를 파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생산기반이 잘 갖추어진 우량농지는 장기적으로 보전하고, 이용률이 낮은 농지는 경작 여건과 소유자의 의향에 따라 활용 방향을 구분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관리 전담기구 신설과 농지위원회 개편에서도 지역별 농지의 특성과 농업인의 영농 여건이 반영되어야 한다.

  

전남광주에서는 이번 농지 전수조사를 계기로 평야지대의 우량농지 보전, 산간지역의 유휴농지 활용, 도시 근교 농지의 체계적 관리, 청년농업인의 농지 확보를 지역별 과제로 구체화할 수 있다. 조사 결과가 농지은행과 지방자치단체의 농지관리 업무에 연결되고 고령농업인의 농지와 청년농업인의 수요를 이어주는 기반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農林水産省. 2026. 令和7年度の農地中間管理機構の実績等の公表について. 報道発表資料, 2026年6月16日. 農林水産省.

農林水産省. 2026. 農地中間管理機構の実績等に関する調査(令和7年度版). 調査資料, 農林水産省.

行政院農業委員會. 2018. 五、農業資源永續利用. 2018年農業施政成果資料, 行政院農業委員會.

農業部. 2025. 一、農業及農地資源盤查及加值運用. 2024年農業施政成果資料, 農業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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