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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업의 시작, 종자를 지키는 사람들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10-01 08: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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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국립종자원 전남지원 그리고 전남광주종자관리소에서는 종자로 보급할 벼 수확이 한창이다. 일반 농가의 벼 수확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이곳에서 거두는 벼는 쓰임이 다르다. 밥이 될 쌀을 생산하기 위한 벼가 아니라 이듬해 농사를 시작할 종자로 사용될 벼이기 때문이다.

  

최근 두 기관을 직접 찾아갈 기회가 있었다.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지원장 이경일)은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에 있고, 전남광주종자관리소(소장 김재천)는 나주시 반남면 청송리에 있다. 두 곳 모두 종자 생산을 위한 논밭과 가까운 농촌에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전남광주종자관리소는 넓은 들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주변에서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국립종자원 전남지원은 조금 떨어진 해보면 문장리에 식당 등이 있지만, 이곳 역시 지리적으로 외진 농촌 지역이었다. 도심이나 면 소재지에 있는 행정기관과는 근무 환경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곳에서 직원들이 종자 생산과 관리에 힘쓰는 모습을 보면서 종자관리 업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종자는 사무실에서 서류로만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벼와 보리를 재배하는 논밭이 업무 현장이고, 작물이 자라는 동안 포장을 살피며 수확기가 되면 적기에 수확해야 한다. 이후에도 건조와 정선, 검사와 저장 등의 과정을 거쳐야 농가에 공급할 종자가 된다. 농작물의 생육과 수확 시기는 근무시간이나 행정 일정에 맞춰 움직여 주지 않는다.

  

농업 현장에서는 농민의 노고를 많이 이야기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농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촌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다. 이번에 두 기관을 찾아가면서 그동안 쉽게 지나쳤던 또 하나의 농업 현장을 보았다. 논과 밭 가까운 곳에서 벼와 보리를 재배하고 종자를 관리하는 직원들의 수고가 그것이다.

  

농가에서는 영농철이 되면 필요한 종자를 신청하고 공급받는다. 포대를 열면 깨끗하게 정선된 종자가 들어 있다. 그 한 포대가 농가에 도착하기까지 들어간 사람의 손길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생산계획에서 재배와 생육관리, 수확, 건조·정선, 품질검사, 보관과 공급까지 여러 단계가 이어진 결과가 한 포대의 종자이다.

  

종자는 농업의 출발점이다. 어떤 품종을 선택하고 어떤 품질의 종자를 공급하느냐는 수량과 품질, 숙기, 병해충 대응, 재배 안정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 쌀은 밥쌀용뿐만 아니라 떡, 술, 쌀가루, 가공식품 등 이용 목적에 따라 요구되는 특성도 달라진다. 소비자의 입맛과 식품산업의 변화가 품종 수요에 영향을 주고, 새로운 품종의 보급은 다시 음식과 가공산업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남광주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의 비중이 큰 지역이다. 농업을 발전시키려면 생산기술과 유통, 가공, 소비와 함께 그 출발점에 있는 종자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량종자가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필요한 농가에 제때 공급되어야 이후의 생산과 가공, 유통도 이어질 수 있다.

  

두 기관을 직접 찾아가 보니 종자 한 포대 뒤에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외진 농촌 현장에서 계절과 작물의 생육에 맞춰 종자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직원들의 노고에 관심을 갖고 감사와 격려를 보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할 부분이 있다. 근무지가 조직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조직의 관심에서 멀어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농업의 출발점을 지키기 위해 현장 가까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근무 여건과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농업, 종자는 밥상에서 보존된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9. 16.).

허북구. 2026. 대만 봉래미 100년에서 생각하는 전남광주의 벼 품종과 브랜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8.27.).

허북구. 2025. 기후 위기, 전남농업의 해법은 ‘품종 개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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