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양파 농사에서 재식밀도는 구의 크기와 수량을 좌우하는 중요한 재배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촘촘하게 심으면 단위면적당 수량은 증가하지만 한 개의 양파는 작아지고, 넓게 심으면 양파는 커지나 단위 면적당 수량은 감소한다. 농가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재식거리를 정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이 관계를 ‘빛(광)’의 관점에서 설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농연기구 동북농업연구센터의 오쿠 사토시(奥聡史) 연구원 등이 수행한 연구로, 결과는 2026년 『일본 원예학회지』 95권 3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에서 2021년과 2022년 ‘모미지 3호’와 ‘토타나’ 두 품종을 봄 파종으로 재배하면서 재식밀도와 생육, 구중, 수량, 수광량의 관계를 조사했다. 줄 간격은 24cm로 하고 주간거리를 8cm에서 24cm까지 달리했다.
결과는 뚜렷해 주간거리를 16~24cm로 넓힌 소식 조건에서는 한 포기가 이용할 수 있는 빛과 양분이 증가하면서 평균 구중이 커졌다. 대신 단위 면적당 포기 수가 감소해 수량은 낮아졌다. 반대로 주간거리 8cm의 밀식에서는 개별 구중은 작아졌으나 재배 포기 수가 많아 단위 면적당 수량은 증가했다. 구중과 수량 사이에 상충관계가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양파의 크기를 적산 수광량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정식 이후 생육기간 동안 잎이 받은 적산 수광량과 구중 사이에는 r=0.99라는 매우 높은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연구 대상 두 품종과 시험한 재식밀도 범위에서 공통적으로 빛을 많이 받은 개체일수록 큰 구를 형성했다.
여기에는 잎의 양과 군락구조가 관계한다. 양파가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은 잎의 면적과 배치에 영향을 받는다. 재식밀도가 달라지면 잎이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과 군락구조가 달라지고 개체가 받는 빛의 양에도 차이가 생긴다. 농연기구는 잎의 양, 즉 잎 면적의 차이가 수광량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구 비대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품종에 따라서도 적정 재식밀도는 달랐다. ‘토타나’는 주간거리 12~24cm, 10a당 1만400~2만800주 범위에서 재식밀도를 조절할 경우 목적에 따라 300g 이상의 대구와 10a당 4t 이상의 수량을 함께 확보할 수 있었다. ‘모미지 3호’는 주간거리 16~24cm 정도로 비교적 넓게 심었을 때 구중이 증가해 대구 생산에 유리했다. 같은 재식밀도를 모든 품종에 적용하기보다 품종의 특성과 목표하는 구의 크기 및 수량에 맞춰 재식밀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우리나라 양파 재배에 적용할 때에는 시험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구는 일본 동북지역의 봄 파종 재배를 대상으로 두 품종을 이용해 수행됐다. 우리나라의 양파 주산지는 가을에 정식해 월동하는 작형이 많고 품종, 기온, 일사량과 생육기간도 다르다. 따라서 연구에서 제시한 주간거리와 재식밀도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적산 수광량과 구 비대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앞으로의 양파 재배 기술과 연결될 가능성 때문이다. 농연기구는 잎의 면적과 초형 등 빛을 효율적으로 받는 특성을 품종 육성과 선발에 활용하고, 기상자료와 양파의 생육 상태를 이용해 수광량을 추정하여 생육과 수량 안정화에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양파밭에서 재식밀도는 단순히 몇 cm 간격으로 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땅에서도 품종과 재식밀도에 따라 잎의 발달과 군락구조가 달라지고, 그것이 한 포기가 생육기간 동안 확보하는 빛의 양을 바꾼다. 이번 연구는 양파의 재식밀도를 ‘거리’와 ‘포기 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잎이 확보하는 빛의 총량’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Oku S, S. Hiura, D. Yamauchi, T. Yamamoto, H. Tsukazaki, and T. Kinoshita. 2026. Relationship between light interception, canopy development, and dry matter accumulation during onion bulb development under different plant densities.Hort. J. 95(3):441-451.
허북구. 2026. 전남 양파, 품종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5.18.).
허북구. 2025. 전남 양파 품종, 기계화와 저장성 두 축 갖춰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6.17.)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3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