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은 농업 및 농촌 자원,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의 신체적·정서적·심리적·인지적·사회적 건강을 도모하는 산업이다. 이러한 치유농업을 실천하는 사람을 치유농업사라 하며, 이들은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에 따라 자격을 취득한 전문 인력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한다.
치유농업은 원예치료, 동물매개치유, 텃밭 활동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분야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치유농업의 지속 가능성은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에 달려 있다. 단순한 체험 제공이 아니라, 프로그램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수요자에게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치유농업의 수요자는 개인, 단체, 복지기관 등 매우 다양하며, 제공자는 대개 치유농장을 운영하거나 치유농업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치유 상품을 개발해야 하며, 이에 대한 정확한 타깃 설정과 프로그램 차별화가 핵심 경쟁력이다.
필자는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에서 2025년 1학기에 ‘웰니스 관광콘텐츠 실무’ 과목을 강의했다. 학생 대부분이 실제 농장을 운영하거나 치유농업사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강의는 치유농업 제공자의 관점에서 웰니스 관광의 흐름을 이해하고, 소비자의 욕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하지만 강의 준비 과정에서 자료 수집과 농장 방문 조사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운영 중인 다수의 치유농장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었다. 프로그램과 시설은 소비자 욕구보다는 제공자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결과 소비자 타깃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치유 관광객을 위한 시설인지, 지역 사회복지기관과 연계된 대상자를 위한 공간인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치유 프로그램 역시 개성과 방향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소비자와의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 치유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난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고, 치유농업의 실제 효과나 구조에 대한 이해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치유농장과 치유농업사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소비자 관점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중심의 표준화된 프로그램 개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효과 검증, 그리고 대상자의 연령, 질환, 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가 시급하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진 웰니스 관광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유농업 제공자 스스로가 소비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상품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잘 사는 삶'이 아니라, '잘 회복하는 삶'이다. 치유관광과 치유농업은 자연 속에서 그 회복의 해답을 찾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길을 제시한다. 삶이 고단할 때, 숲을 걷고 흙을 만지는 일은 우리를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힘이 된다.
결국 치유농업 제공자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최우선으로 고려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과 지속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치유농업을 비즈니스로서 정착시키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