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장흥군 대덕읍 오일장에 가면 엿을 판매하는 세 분의 어르신을 만날 수 있다.
이분들은 장이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낡은 저울, 끌과 망치, 갱엿이 담긴 엿판, 조청을 갖고 나오신다.
진열된 것 전부를 팔아도 하루 일당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것조차도 다 팔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하루 일당도 안 되는 엿을 시장에 팔기 위해 나오신 세 분 어르신들이 엿을 만든 만들기 시작한지는 50년 이상 되었다. 대덕읍 연지리 오산마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또는 오산마을로 시집을 와서 한평생 엿을 만들었다.
엿을 만드는 것은 고된 작업이다. 엿기름을 만들고, 고두밥 찌고, 가마솥에서 조청을 만들고, 이것을 졸이면 검붉은 빛깔의 단단한 갱엿이 만들어진다. 검붉은 색깔이어서 핏엿이라고 하는데, 엿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한다.
오산마을에서 그렇게 엿을 만들어 온 세월은 1세기가 넘었다. 그곳의 어르신들은 그렇게 엿을 만들어 전국 곳곳으로 팔러 다녔고,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들을 교육시켰고, 세간살이를 마련했다. 그랬던 오산마을의 핏엿은 만드는 과정의 인건비는 그만두고라도 판매하는 인건비도 안 나올 정도로 변한 세상에 남겨졌다.
장흥 핏엿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 식품과 전통 기술에 기반한 농산 가공품의 상당수가 그렇다. 국제화, 기계화, 대량생산화, 다양화 등의 영향을 받아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이 낮아 생존 자체가 어렵게 된 것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서 많지는 않으나 용도를 달리하거나 최근의 문화와 결부되어 살아남은 것들도 있다. 과거 촘촘한 대나무 바구니 제작에 사용되었던 기술과 대나무를 이용해 커피드리퍼를 만들어 인기를 끈 것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장흥 핏엿 또한 제조 과정에서 기능성이 있는 식물 추출물의 첨가와 제형의 다양화에 의해 시대적 수요가 큰 상품을 만들 수가 있다. 각설탕처럼 만들어 차별화된 커피용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조청이나 핏엿이라는 완성품이 아니라 이것을 사용한 차별화 제품을 만드는 재료로도 활용할 수가 있다.
그 과정에서 차별성과 우수성 그리고 오산마을의 핏엿 이야기를 결부시켜서 전통과 감성이 담긴 이색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수가 있다. 그것이 성공하면 전통을 이으면서도 소득이 발생하고, 전통의 존속도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더욱더 발전하면 관광문화 상품으로 발전해 지역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장흥 오산마을의 핏엿처럼 사라져 가는 전남의 전통 농산가공품의 새로운 용도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은 전통문화의 존속과 계승, 농가 소득증대 및 지역 살리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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