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대명절 설을 열흘 정도 앞두고 있다. “지금도 설이 되기 열흘이나 보름 정도 앞두고 오일장을 다니면서 제비쑥이나 분초를 사러 다니는 할아버지들이 있습니다”(2016년 11월 6일 보성군 문덕면 원촌 마을에서 만난 1932년생인 엄0님 씨의 제보).
“제비쑥과 분추떡은 설에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귀한 것으로 봄과 여름에 뜯어서 말려 두었다가 대명절인 설에 손님에게 대접하는 떡이었습니다”(2015년 4월 20년 나주시 금천면 광암1구 마을회관에서 만난 1924년 생인 신0례 씨의 제보).
“서리쑥은 결혼 전에 설 때만 되면 해 먹었던 떡으로 엄청 찰지고 만난 떡이었습니다”(2016년 1월 13일 신안군 압해면 분매리 승의촌 마을에서 1935년생인 김0심 씨의 제보).
전남 각지에서는 위와 같이 설이 되면 특별히 만들어서 먹었던 떡이 있었다. 이름은 지역에 따라 달랐는데, 많이 이용된 식물은 떡쑥, 수리취, 절굿대 세종류였다.
지역에 따라 소실 시기는 달라도 각 지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것은 떡쑥떡이다. 이것은 지역에 따라서 제비쑥떡, 서리쑥떡, 괴쑥떡으로 불리었다. 절굿대와 수리취도 떡에 이용되었는데, 이 식물들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인 탓에 주로 산간 지방에서 많이 이용되었다. 이 두 식물은 분대, 분초, 분추, 번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키가 큰 절굿대를 숫분대, 키가 작은 수리취는 암분대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떡에 이용된 식물은 두 가지 정도가 더 있었다.
이들 식물의 공통점은 떡에 이용되는 쑥이나 모시보다 귀하고, 털이 많으며, 이들 식물로 만든 떡은 매우 찰지다는 공통점이 있다. 떡이 찰지고 맛있으므로 이들 식물은 떡 재료로 매우 인기가 좋았으나 채취량이 많지 않아 대명절인 설에만 떡에 이용했던 식물이다.
봄과 여름에 채취한 떡쑥, 수리취, 절굿대를 채취한 후에는 말리고, 비벼서 엽육 등을 제거하고 보관했다. 이 과정은 절굿대 가시에 찔리는 등 쉽지 않았으며, 건조된 것은 한지에 싸서 석작, 항아리 등에 보관했다.
설이 다가오면 말려 두었던 식물을 꺼내서 콩대 잿물에 삶아서 부드럽게 한 후 잿물을 빼기 위해 2일 정도 물에 담가 두었다가 떡을 만드는 데 이용했다.
식물의 채취에서 떡을 만들기까지 쉽지 않고 많은 정성이 들었으나 가족보다는 손님들의 대접용으로 사용했다. 그렇게 사용되다가 산에는 숲이 차고, 농지의 개발과 농약 사용이 증가하면서 식물채취가 어려워지자 이들 떡은 구경조차도 하기 어려워졌다.
그 세월이 반 백년이 되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들 식물의 재배 기술이 확립되었고, 떡을 만들고 있는 곳도 생겨났다. 이들 식물은 전남의 전통 떡이자 맛있는 떡 외에 제과, 제빵, 피자 등 오늘날의 음식에도 적용하기에 좋은 특성이 있으므로 지역 특산물로 육성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전남 전통 떡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설을 앞두고 이들 떡에 관심을 갖고, 우리 지역에서부터 우리가 앞장서서 전남 전통떡을 부활시키고, 이것을 후손들에게 전승했으면 한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0. 전남의 떡 재료 식물, 개번호추는 어떤 식물일까?. 전남인터넷신문 12월 16일.
허북구. 2020. 장흥 떡타령과 번추. 전남인터넷신문 11월 28일.
허북구. 2020. 화순 수리취, 누구에게 기술을 배워야 하나?. 전남인터넷신문 11월 26일.
허북구. 2020. 잠에서 깨어난 나주제비쑥떡. 전남인터넷신문 8월 8일.
허북구. 2020. 연구자를 부끄럽게 만든 할머니와 나주 절굿대떡. 전남인터넷신문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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