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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흑미와 소포걸군농악의 농업적 가치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0-11-11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진도군 지산면은 검정쌀(흑미)의 주산지이다. 흑미는 말 그대로 쌀의 색깔이 검정색이다. 쌀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색소가 쌀을 검게 보이게 한 것이다. 안토시아닌 색소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계열의 물질로 수분매개자를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꽃 색깔을 내는 성분이다. 꽃뿐만 아니라 블루베리, 포도, 양배추, 적색을 띄는 수박 등 과일과 채소에도 함유되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능력이 높아 노화 방지 및 각종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항산화 능력은 사람이 호흡을 할 때 사용되고 남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다. 활성산소는 체내 세포들의 성장을 돕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우리 몸을 공격해 노화나 질병을 야기한다.

 

항산화 능력이 높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함유된 흑미는 백미에 비해 건강에 유익한 쌀인 셈이다. 흑미에는 백미에 없는 셀레늄도 함유하고 있어 약쌀이라고도 불린다. 밥을 지으면 좋은 향기가 나고 밥도 찰기가 있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검정쌀의 주산지인 지산면에서 흑미 재배는 1975년부터이다. 국내 최초로 흑미계 벼를 재배했으며, 지리적 표시제(제84호)로 등록됐다. 품질도 우수해 수차례에 걸쳐 청와대 선물세트에 선정되었다. 현재, 진도에서 생산되는 흑미는 전국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진도군 지산면에서는 이러한 흑미를 자원삼아 2004년부터 매년 흑미가 생산되는 시기에 소포리 일원에서 검정쌀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검정쌀 축제 때는 진도소포걸군농악(珍岛素浦乞军农乐), 강강술래 등 진도만의 전통 민속공연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진도의 민속공연은 모두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특히 진도소포걸군농악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도만의 특색이 강하다. 농악 이름에서 소포는 소포리에서 전승된 것을 말하며, 걸군농악은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걸궁패농악으로 가장하여 적진을 탐색하고 작전을 펼친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포걸군농악은 도둑잡이 등의 풍물특색, 남해안 마을 굿의 원형 유지, 예술성과 체계적 구성이 돋보이는 민속예술로서 가치가 있어 2006년에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되었다. 2014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소포걸군농악의 전통은 소포리 마을 주민들이 보존회를 결성하여 적극적으로 보존 및 전승하고 있다. 농악 고깔의 지화 등은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꽃 등을 유지하기 위해 마을에서 직접 만들어 이용해 오고 있다.

 

소포걸군농악은 민속예술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있고, 전승이 잘 되고 있으나 농업적인 측면에서는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검정쌀 축제 때 공연을 한다고 하나 그것은 민속공연일뿐 흑미의 가치 향상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농악 유래와 기능은 파종, 모심기, 논매기, 추수 등의 힘든 일을 할 때 일의 능률을 올리고 피로를 덜며 나아가서는 협동심을 불러일으킨 것과의 관련성이 높다. 이것은 시대가 바뀌어 농업과 분리된 채 민속예술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진도 지산면 소포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소포걸군농악은 민속예술로만 인식되고 있으며, 진도 흑미는 진도에서 생산된 것으로 기능적으로 우수하다는 것만 홍보되고 있다. 흑미의 생산 과정이나 특정 장면에 소포걸군농악의 공연을 개입해서 이미지를 만든 후 이것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악의 원래 기능은 농업과 관련이 깊으므로 과거처럼 흑미계 벼의 파종, 모내기, 논매기할 때 진도소포걸군농악을 공연하게 되면 농악은 흑미와 연계가 된다. 흑미계 벼 재배와 연계한 공연 장면을 이벤트화 해서 관광객들에게 보이고, 보도 기사로 내보내게 되면 진도 흑미에는 소포걸군농악의 이미지가 투영되면서 인식도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

 

그와 같은 공연을 하면 흑미를 홍보할 때도 진도 땅에서 진도의 소리를 듣고, 소포걸군농악을 보고 자란 쌀로 홍보할 수가 있다. 진도산 흑미의 마케팅 콘텐츠가 풍부해 지는 것이다. 그것은 흑미를 위한 것 같지만 소포걸군농악의 활용성과 가치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이처럼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민속예술은 그 자체의 가치에 농업적 가치를 더하면 활용성이 높아지고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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