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농업인의 날(11월 11일)을 앞두고 있다. 농업인의 날이 현재에 이르기까지는 몇 번 바뀌었다. 일제 강점기 때는 6월 14일이 농민데이 또는 권농일이었다. 해방이 되면서 권농일은 일본인들이 정한 것이라 해서 폐지 여부를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고구려 시조 동명왕의 권농(勸農)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왕들이 권농의식을 행한 역사가 있어 권농일은 농민의 날로 바꾸고 6월 15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그 후 모내기 적기일인 6월 1일로 정했다가 1973년에는 5월 넷째 화요일로 권농일로 지정했다. 1996년에는 권농의 날을 폐지하고 농민들에게는 농업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불어넣고 국민들에게는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11월 11일을 법정 ‘농어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1997년에는 ‘농업인의 날’로 명칭을 변경했다.
농업인의 날을 11월 11일로 정한 것은 농민은 흙에서 태어나 흙과 더불어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삼토(三土)와 관련이 있다. 삼토에서 흙 토(土)자를 파자(破字, 글자를 풀어보는 것) 보면 열십(十)자와 한일(一)자가 되므로 삼토는 11월 11일 11시가 된다.
외국에도 우리나라 농업인의 날과 유사한 기념일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부터 음력 추분(秋分)을 ‘중국농민풍수절(中國農民豊收)節)’로 지정한 후 매년 전국의 농가가 풍작을 축하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이것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추진하는 삼농(농업의 진흥, 농촌경제의 성장, 농민의 소득증대) 정책의 일환으로 국가가 농가를 위해 지정한 기념일로, 시 주석은 ‘중국농림풍수절’에 메시지를 발표해왔다.
대만에서는 1941년 3월 12일에 전쟁중의 수도인 충칭(重慶)에서 최초로 전국농림업 행정 회의를 개최해 농민들의 농업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봄이 시작되는 음력 2월 4일을 농민의 날인 ‘농민절(農民節)’로 정했다.
인도에서는 매년 12월 23일이 농부의 날(Farmer’s Day), 농민의 날이다. 12월 23일은 1979년 7월부터 1980년 1월까지 인도의 제5대 총리를 지낸 차우다리 차란 싱(Chaudhary Charan Singh)의 탄생일이다. ‘인도 소작농의 대변자’로 불리었던 그는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인도 총리 재임 기간 동안 인도 농민의 삶과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다.
국민의 70% 정도가 농민인 미얀마에서 농민의 날(Peasant's Day)은 3월 2일이다. 농민의 날 지정은 1962년 3월 2일 쿠데타를 일으켜 미얀마의 권력을 잡게 된 네 윈(Ne win)이 정권을 이양 받고나서 1963년 1월 1일로 지정했다가, 1965년에는 정권을 잡은 3월 2일로 변경했다. 농민의 날은 GDP의 60%를 차지하는 농업과 농민에게 경의를 나타내기 위한 기념일이다. 네 윈 이후 정권은 바뀌었지만 농민의 날은 여전히 3월 2일이며, 대통령은 농민의 날에 대국민 축하 메시지를 내고 있다.
파키스탄은 파키스탄의 주요 비료 회사 파티마 그룹 (Fatima Group)의 제안에 따라 매년 12월 18일을 농민의 날로 지정했다.
베트남은 1930년 10월 14일에 공산당위원회에 의해 농민회 설립이 결의되었는데, 이날을 베트남농민회설립기념일로 삼아 기념하고 있다.
가나에서는 매년 12월 첫째 주 금요일이 농민의 날(Farmer's Day)이다. 이날은 농업인들의 수고를 기리기 축일로 휴일이다.
미국에서 농부의 날은 10월 12일이다. 이날은 많은 작물의 전통적인 수확시기가 끝나는 시기로 농민들은 하루 종일 다양한 축제와 축하 행사에 참여한다. 모든 행사가 12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며, 농부들의 노고와 경제에 대한 공헌에 감사하는 날이다.
농민의 날은 이와 같이 기념일의 지정에서부터 중요한 날이었으나 1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을수록 비중이 작아지고 있다. 그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농업 인구의 감소, 고령화, 부녀화가 되어 활력도 예전 같지 않으며, ‘농자 천하지대본(農者 天下之大本)’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산업에서 농업 비중은 비록 낮아 졌지만 우리의 삶에 있어서 안전한 먹을거리. 환경 및 정신적인 부분에서 농업의 비중은 오히려 중요성이 커졌다. 그런 만큼 안전한 먹을거리를 담당하는 농업과 농민은 중요하고, 농업인의 날은 의례적으로 농민과 농업인에게 감사하는 날로 치부되고, 농민들만이 자축하는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대가 변한 만큼 농업인의 날 또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재인식, 국내 농산물의 소비 촉진및 생명을 가꾸는 농업적 정신 등을 범국민적으로 확산하고 인식케 하는 날로 비중있게 다루고 기념하는 것이 농민뿐만 아니라 국민을 삶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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