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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은 농업의 변화를 촉진했다.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0-08-22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코로나 19의 피해가 막심하다. 8월 22일 기준 코로나 19로 인한 세계의 사망자수는 793,387명이다. 인류는 선사 시대부터 다양한 감염에 시달려 왔다. 이번 코로나 19처럼 전염병에 의한 막대한 피해를 본 역사도 몇 차례 있다. 대표적인 것은 1347-1351년에 발생한 페스트와 1918-1920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각각 7,500만 명과 5,00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수는 세계대전이나 대량 학살 보다 많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과 제2차 세계대전(1935-1945년) 때의 사망자 수는 각각 900만 명과 5,000만 명이었다. 비극적인 대량 학살로 유명한 몽고족에 의한 중국농민의 학살(1311-1340년), 스탈린에 의한 숙청(1937-1953년), 나치에 의한 유대인의 학살(1933-1945)은 각각 3,500만 명, 1,200만 명, 600만 명이었다.

 

전염병의 유행과 전쟁은 하나의 문명을 멸망시키기도 했으며, 국가의 사회구조를 변화시켰다. 중세에 발생한 페스트는 유럽 농도제도의 붕괴를 촉발시켰다. 전염병으로 농촌인구가 격감되었고, 극단적인 노동력 부족현상이 나타나 농업 노동자의 지위가 향상되었다. 귀족과 영주에 예속되었던 농노는 자유농민화가 되었고, 자본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한 제1차 세계대전 때 등장한 캐터필러(전차용 무한궤도)는 농업용 트랙터에서 유래되었고, 생화학무기(독가스)는 농약이다. 비료 수입이 제한된 독일은 ‘공중질소 고정법’ 확립으로 비료를 대체하였고, 경제봉쇄에 대비해 유기 농업을 발전시켰다. 전쟁과 전염병으로 인한 빈곤과 가난은 오늘날 도시농업 및 도시텃밭의 원조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클라인가르텐을 발전시켰다.

 

코로나 19는 과거와 다른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다. 눈부시게 발전한 약학 및 의학은 과거보다 좀 더 튼튼한 방역망 구축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에 확장된 공간과 교류는 전염병에 대한 취약한 구조이다.

 

세계 인구는 2007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도시화가 되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도시화는 인구 증가를 계속해서 앞지르고 있다. 도시화는 소비자와 농장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함으로 교통 통신의 발달과 함께 공간 확장에 주도적이 역할을 해왔다. 확장된 공간은 국가 간에 이동하는 사람과 농산물의 교역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것은 도시화에 의한 인구 밀집과 함께 병원균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병원균의 확산은 교류와 농산물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발병 이후 국제간 농산물의 교역은 줄어들었다. 소비 품목은 외식산업용이 크게 줄어들었고, 가정용이 증가했다. 유통은 대면 거래량이 줄어들었고, 비대면 거래량이 늘었다.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에서 생산된 와인은 관광객에 의한 소비 의존도가 높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에 비례해서 매출이 줄어들었다. 가격 하락 방지와 농가 보호 차원에서 국가가 생산비를 보존해주거나 장기 숙성 시설 지원을 하고 있다. 몇 년 후면 코로나 19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 숙성된 포도주를 마실 수도 있게 되었다.

 

코로나 19는 앞으로 농업에 어떤 궤적을 그릴지 예측할 수 없다.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 19가 종식되거나 방역이 쉬워진다고 해도 농업은 지금까지의 농업과는 다른 모습이 출현될 것이라는 것이다. 역사 속의 전염병은 늘 사회와 농업 변혁의 선구자였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진행 중인 현재뿐만 아니라 이후의 변화될 농업을 재빨리 예측하고 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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