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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촌 노인당과 고령자를 노리는 상술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10-27 0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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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남광주 농촌 마을에는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가 많다. 자녀들은 도시로 떠나고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이들에게 마을 노인당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일상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하며 하루의 상당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농촌의 노인당은 고령자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농촌 고령자 가운데는 기초연금을 비롯해 지역과 개인의 조건에 따라 여러 수당과 지원금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농업활동으로 얻는 소득이 적거나 별다른 수입이 없는 고령자에게 이러한 돈은 생활을 유지하는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다. 지급액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구매력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고령자들의 생활자금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판매자들이 농촌 마을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들은 고령자들이 모여 있는 노인당을 주요 방문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처음에는 양말이나 생활용품을 무료로 나누어 주면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친절하게 대한다. 작은 선물을 받은 고령자들은 고마움을 느끼고 판매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친숙한 분위기가 형성되면 건강식품이나 생활용품, 의료기기 등의 판매가 이어진다.

  

문제는 일부 판매자들이 고령자들의 호의와 신뢰를 이용해 고가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상품을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설명하거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해 구매를 유도한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도 한다. 고령자들은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믿고 적지 않은 돈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판매 방식은 무료 물품으로 고령자의 관심을 끌고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떴다방' 상술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특히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효능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설명하는 행위, 구매를 강요하는 행위 등은 관련 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일부 판매자는 일정 지역에서 영업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환불을 요구할 때 연락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농촌 고령자들은 상품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할 기회가 제한적이다. 가까운 상점이 부족하고 인터넷을 통한 가격 비교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도 있다. 이러한 정보의 차이를 이용해 판매자가 상품의 효능과 가치를 과장하면 적정한 가격을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여기에 노인당에서 이웃이 물건을 구입하면 다른 사람도 구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마을 공동체의 신뢰가 상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술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물건을 비싸게 구입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제한된 생활비에서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면 식비와 의료비 등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는 상품을 구입한 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환불이나 피해구제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경제적 손실과 함께 사람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도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방문판매가 농촌 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행정당국의 관리가 충분한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을 노인당에 어떤 판매자가 찾아와 어떤 상품을 얼마에 판매하는지, 피해 사례가 발생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지자체는 얼마나 될까. 고령자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신고하지 않거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면 행정기관의 통계에도 드러나기 어렵다.

  

전남광주 지역의 지자체는 농촌 노인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외부 판매자의 영업 실태부터 파악해야 한다.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마을 이장, 노인회 등을 통해 방문판매 현황과 피해 사례를 확인하고, 반복적으로 여러 마을을 방문하는 판매자의 영업행태도 살필 수 있다. 허위·과장광고나 강압적인 판매 등 위법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관계기관과 연계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노인당은 고령자들의 친목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지 외부 판매자들의 상거래 장소가 아니다.

  

농촌 고령자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지자체가 마을 단위 공동구매나 생활용품 공급체계 등을 마련해 불편을 덜어줄 수 있다. 아울러 노인당을 이용하는 고령자들이 외부 판매자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가까운 행정기관에 알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체계도 중요하다. 읍면 행정기관이 노인당의 운영 실태와 외부인의 영업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농촌 고령자 보호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프랑스 농촌 빈집의 변신, 살아 있는 마을.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1.15.).

허북구. 2026. 전남광주 농업 2.0, 개인 노력에서 지역 협업으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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