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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이후, 전남 농업의 길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6-04 08: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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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선거가 끝났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지만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선거 자체가 아니라 선거 이후의 실천이다. 특히 농업과 농촌이 지역경제와 공동체의 중심인 전라남도는 새로운 지도자의 출범과 함께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지금 전남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 생산 방식을 바꾸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직거래 시장의 확대는 농산물 유통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국제 경쟁 심화까지 더해지면서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전남 농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농촌소멸과 인구 감소이다. 농촌 지역의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청년층의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마을에는 빈집이 늘어나고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재배 규모를 줄이거나 농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농업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줄어들면 소비가 줄고, 상권이 위축되며, 교육과 의료, 문화 서비스도 함께 약화된다. 결국 농촌의 삶의 질이 낮아지고 다시 인구가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농촌소멸 문제는 농업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역 전체의 과제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주·전남 통합시대를 이끌 지도자가 선출되었다. 이는 전남 농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전남은 생산지 역할을, 광주는 소비지 역할을 담당해 왔다. 앞으로는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가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 안에서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와 농식품 가공산업, 농촌관광, 치유농업, 정원산업, 음식문화 산업은 광주와 전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다.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농업은 관광과 문화, 교육, 복지, 환경과 연결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남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전국 최대 수준의 농지와 해양 자원, 갯벌과 섬, 천일염, 차 문화, 전통 발효문화, 풍부한 농수산물, 정원문화와 치유농업 자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자원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지역마다 비슷한 축제와 비슷한 사업을 반복해서는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 이제는 지역마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어떤 지역은 음식문화가 강점일 수 있고, 어떤 지역은 정원과 꽃문화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또 어떤 지역은 치유농업이나 농촌관광, 발효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소비자는 단순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상품 속에 담긴 이야기와 가치, 경험을 함께 구매한다. 같은 농산물이라도 생산 과정과 지역의 역사, 문화가 결합되면 전혀 다른 상품이 된다. 지역 자원을 브랜드로 만들고 관광과 문화, 체험으로 연결할 때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앞으로의 경쟁은 예산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전략의 경쟁이다. 지역의 숨은 자원을 발견하고 이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농업과 관광, 문화와 복지, 환경과 교육을 연결하는 융합적 시각도 요구된다.

 

특히 AI 시대에는 오히려 지역 고유의 자원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만들 수는 없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특별한 경험과 진정성 있는 가치를 찾게 된다. 이것이 전남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전남 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다. 농촌소멸을 걱정하는 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미래 산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차별화된 지역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상품과 콘텐츠, 관광과 문화, 치유와 교육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전남 농업의 길은 더 많은 생산이 아니라 지역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경쟁력으로 만드는 데 있다. 그것이 선거 이후 전남 농업이 가야 할 길이며, 지자체장들의 역할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 통합시대, 메가 농업경제권을 설계하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3.11.).

허북구. 2026. 전남농업, 조립공장이 아닌 자립형 산업 생태계로 거듭나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2.13.).

허북구. 2026. 전남·광주 통합, 농업의 미래를 빅데이터로 먼저 시뮬레이션해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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