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일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화창한 봄날, 광주 동구 선교동 데굴데굴너릿재 유아숲체험원 잔디광장이 어르신들의 노랫소리와 웃음꽃으로 가득 찼다. 숲해설가가 들려주는 단가(短歌) 사철가 한 대목이 울려 퍼지자, 숲나들이를 나온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이내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지난 14일, 여성 어르신들이 입소해 있는 꽃메요양원에서 진행된 ‘오감만족 쑥 체험’ 프로그램은 단순한 숲체험 교육을 넘어선 한 편의 신명 나는 잔치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너릿재의 탁 트인 자연을 배경으로 숲해설가의 깊이 있는 인문학 지식과 어르신들의 삶이 맞닿은 ‘회상 요법’이 어우러져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꽃메요양원의 한 어르신(92세)은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소리를 들으며 쑥 향기를 맡으니, 처녀 시절 고향 들판으로 돌아간 것 같아 말도 못하게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어르신(88세) 역시 “선생님이 우리를 정말 친부모처럼 생각하고 아낌없이 준비해 주신 게 느껴져서 너무 감사하고 떡도 너무 맛있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 산림복지 전문가의 내공으로 빚어낸 ‘다채로운 생태체험’
이번 활동을 진행한 김영순 숲해설가는 산림복지전문업 ‘온새미로숲학교’의 사무장이자 동구청 위탁 ‘그루터기생태숲’ 소속으로, 유아숲지도사, 탄소중립교육지도사, 천연염색 및 숲밧줄놀이 지도사 등 폭넓은 자격을 갖춘 베테랑 전문가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획된 이번 ‘프로젝트형 숲체험’은 야외 여건을 고려해 미리 준비한 찰밥과 삶은 쑥으로 현장에서 직접 절구질을 재현해서 즉석 인절미를 완성시켜 드시는데 해설가가 준비한 따뜻한 인진쑥차가 더해져 품격을 한층 끌어 올렸다.
대나무 지지대에 쑥 을 엮은 ‘천연 쑥 스웨그(Swag)’를 제작하는 등 기존의 단순 관찰형 수업과는 차별화된 깊이를 보여주었다. 아낌없이 준비된 재료와 정성에 어르신들은 "평생 잊지 못할 대접을 받았다"며 입을 모았다.
■ "모든 어르신이 내 부모님"… 자식의 마음으로 전하는 숲의 위로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진행자의 특별한 마음가짐이었다.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다는 그녀는 “세상의 모든 어르신을 만날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뵙는다는 기분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자식이 부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효도라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아낌없이 준비했다”고 밝혀 현장을 뭉클하게 했다.
단가와 쑥 인문학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건강박수와 노래로 활기를 불어넣은 이번 프로그램은 고립되기 쉬운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해방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행복한 숲"
꽃메요양원 관계자는 “유아숲부터 학교 교육까지 섭렵한 전문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수업이었다”며,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내 부모처럼 대하는 그 진심 어린 태도와 신명 나는 진행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온새미로숲학교와 그루터기생태숲 측은 “앞으로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생태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의 색으로 물들고 숲의 소리로 숨쉬는’ 치유의 힘을 지역 사회에 널리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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