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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을 벗고 다시 시작하다: 제대군인의 두 번째 사명 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 서정한 2026-04-08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명예롭게 군복을 벗는 순간, 장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많은 군 간부 출신들은 같은 질문 앞에 선다. “이제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 10년 이상 군 복무를 이어온 이들에게 전역은 단순한 직업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전역 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롯이 공부에만 전념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과 시간에 대한 압박이 동시에 따라온다. 사회는 기다려주지 않고, 우리의 선택은 점점 더 현실적인 기준 위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같은 고민 속에서 방향을 모색해야 했다.

 

  나의 군 복무 이력은 남들보다 조금 특이하다. 나는 간부 군번줄이 2개이기 때문이다. 2012년 여름 군복을 입고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약 8년간 복무하며, 현장 경험과 리더십을 쌓았다. 이후 신분을 전환하여 육군 장교로 임관했다. 나는 대부분을 작전과에서 근무하였고, 그 시간은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판단과 책임, 그리고 결과에 대한 무게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자리였다. 그 과정에서 체득한 책임감과 위기 대응 능력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하지만 전역 이후, 그 경험을 사회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였다. 군에서의 경력이 곧바로 사회의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분명한 것은, 나의 목표를 향한 준비는 계속 도전해야 했고 동시에 현실적인 기반도 필요했다.

 

  이때 장교 선배들의 조언은 나의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됐다. 군 간부로서의 경력을 살리면서도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선택지 중 하나가 행정직군 방호직렬 공무원이었다. 경력을 일정 부분 연계할 수 있고, 호봉 및 연금 측면에서도 전투병과 출신인 장기복무 제대군인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에겐 광주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은 매우 컸다. 자격증 취득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고, 국가자격인 경비지도사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제대군인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 기회는 다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나는 공무원 경력 채용을 통해 현재 검찰청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이 선택은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앞으로의 목표를 이어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었다. 안정 속에서 준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조직문화 속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고, 기대와 다른 업무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단련해야 했다. 이러한 경험 역시 또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다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1월 나는 광주지방보훈청 멘토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다. 전역을 앞둔 군 간부들을 보면 약 3년 전의 나를 보는 것만 같았다. 많은 제대군인들은 여전히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은 이미 군에서 검증된 행정능력과 책임감, 성실성을 갖춘 인재라는 점이다. 부족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을 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기회와 정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중·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정보를 제공하고, 길을 알려줄 것이다.

 

  장기복무 제대군인들은 국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헌신한 사람들이다. 그 헌신은 개인의 이력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안정은 그들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다. 제대군인센터는 이들이 다시 사회의 중심에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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