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한 편의 특별한 동화가 탄생했다. 단순한 어린이 책을 넘어, 한 민족의 유랑과 귀환의 역사를 담아낸 이야기다.광주 고려인마을은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이 참여한 동화 ‘고려아리랑’ 의 삽화 작업이 최근 완료됐으며, 오는 5월 출간을 앞두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국내 유명 동화작가 홍종의 작가가 집필을 맡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삶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문빅토르 화백 특유의 깊은 색채와 상징적 표현이 더해지며, 글과 그림이 하나의 완성된 서사로 엮였다.
특히 ‘고려아리랑’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구성된 점에서 주목된다. 작품 속 주요 인물은 광주 고려인마을을 이끌어온 신조야 대표와 마을에 살고 있는 10살 소녀 아리샤를 모델로 삼았다. 현실의 삶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독자에게 더욱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아리샤의 시선을 통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낯선 땅으로 내몰렸던 고려인들의 아픈 역사와, 다시 조국으로 돌아와 살아가는 오늘의 삶을 따뜻하게 연결한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서사는 오히려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단순한 창작 동화를 넘어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기억의 기록’이자 ‘살아있는 역사책’으로 평가된다.
동화의 제목이기도 한 ‘고려아리랑’은 실제 노래에서 비롯됐다. 이 노래는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 김병학 관장이 작사하고, 고려인 출신 유명 작곡가 한야꼬브가 곡을 붙여 완성한 작품으로, 고려인의 연해주 이주와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의 아픔을 담고 있다.
2015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리끼공원에서 초연된 이후, 이 노래는 전 세계 고려인 동포들에게 널리 불리며 공동체의 정체성과 기억을 상징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동화는 바로 이 노래의 정신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삽화를 맡은 문빅토르 화백은 이번 작업을 통해 ‘그림은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의 그림 속에는 강제이주의 비극과 중앙아시아에서의 삶, 그리고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희망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 ‘고려아리랑’은 고려인 동포들의 삶과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며 “아이들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남게 될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종의 작가는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 ‘칼을 이긴 큰 붓’, ‘공평한 세상 저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역사와 인권의 가치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내 온 작가로, “역사는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로 전해져야 한다”는 신념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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