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에서 어르신들의 손끝에 따뜻한 이야기가 다시 피어나고 있다. 알록달록한 구슬을 엮어 ‘나만의 팔찌’를 만드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일상 속에 잔잔한 감동을 더하고 있다.27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공예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기억을 자극하고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작은 구슬을 하나씩 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높아지고, 참여자들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되새기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수업은 점차 활기를 띠었다. “손주에게 주려고 만든다”, “이 색이 참 곱다”는 말들이 오가며 어르신들 사이에는 웃음과 대화가 이어졌다. 완성된 팔찌는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각자의 삶과 추억이 담긴 결과물이 되었고,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잔잔한 만족과 기쁨이 번졌다.
노인돌봄센터는 이러한 프로그램과 함께 평일에는 소규모 맞춤 돌봄을 운영하고, 매주 목요일에는 단체 무료급식과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어르신들의 삶에 지속적인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일상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센터는 건강관리, 정서 지원, 여가 프로그램, 식사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령의 고려인 동포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고립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귀환 동포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품는 공동체적 실천으로 평가된다.
운영은 마을공동체의 자발적 참여 속에서 이루어진다. 식사는 마을 지도자들의 봉사로 준비되고, 각종 프로그램 역시 재능 있는 주민들의 참여로 채워지며, 이러한 협력은 돌봄의 질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치매예방 체조, 상호돌봄 서비스, 긴급의료비 지원 등도 병행하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촘촘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어르신들이 함께 어울리며 웃는 시간이 가장 큰 치유”라며 “앞으로도 공동체 중심의 돌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쟁과 강제이주의 시간을 지나 조국으로 돌아온 고려인 어르신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삶을 이어가는 터전이 되고 있다. 이날 완성된 작은 팔찌는 기억과 현재를 잇는 상징으로,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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