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경상대학교 지리학과 학생들과 교수진 42명이 지난 24일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아 현장 탐방을 실시하며,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이주와 정착, 그리고 공간적 재구성 과정을 지리학적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탐방은 이주민 집단 거주지가 형성되는 공간적 메커니즘과 생활권 확장 과정, 나아가 관광자원으로 전환되는 지역 재생 모델을 현장에서 이해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탐방단은 먼저 고려인 선조들의 독립운동사와 생활사, 한글문학 등 1만 2천여 점의 자료를 소장한 고려인문화관을 견학하며,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고려인 이주사의 흐름을 살폈다.
이어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중앙아시아 테마거리, 고려방송, 문빅토르미술관, 고려인광주진료소, 홍범도공원, 청소년문화센터, 지역아동센터, 노인돌봄센터 등을 방문하며, 역사적 기억과 생활 공간이 결합된 ‘디아스포라 경관’을 직접 체험했다.
특히 이번 탐방에서는 고려인마을이 지난 25년간 구축해 온 자생적 정착 구조와 공간 조직 방식이 주목받았다. 초기 이주민의 생존 기반 형성에서 출발해 교육·의료·복지·문화 인프라가 단계적으로 축적되며 하나의 생활권으로 확장된 과정은, 이주민 집단이 공간 속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하고 도시 구조에 편입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관광자원화 측면에서도 고려인마을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 테마거리와 특화거리는 전통 음식과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이주민 거주지가 ‘관광 목적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리뾰시카, 당근김치, 라즈베리잼 등 고려인 전통 음식은 지역 고유의 문화경관을 형성하며,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관광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주민관광청을 중심으로 한 해설사 양성, 골목여행 프로그램, 공공미술 및 AR 콘텐츠 도입은 장소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작용하며, 고려인마을을 ‘체류형 역사문화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고려인마을은 주목할 만한 사례다. 교육(새날학교), 의료(고려인광주진료소), 복지(노인돌봄센터), 미디어(고려방송)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가 공동체 중심으로 구축되면서, 이주민 정착을 지원하는 ‘생활권 기반 통합 정책 모델’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외동포(F-4) 체류자격 확대와 조기적응 프로그램 등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정착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로 평가된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광주 고려인마을은 이주, 정착, 공간 재생, 관광자원화가 하나의 지역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된 매우 드문 사례”라며 “지리학적으로도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형성하는 공간 구조와 지역 변화 과정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밝혔다.
탐방에 참여한 학생들도 “이주민 공동체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문화와 경제를 창출하는 지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도시계획과 지역정책 수립에 적용 가능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은 1937년 강제이주로 중앙아시아에 흩어졌던 고려인 동포 후손들이 조국으로 돌아와 형성한 마을공동체로, 현재 약 7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은 역사적 기억을 기반으로 한 공간 재생과 관광자원화를 통해 ‘이주민 특화 관광지’이자 지역사회 통합 모델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방송: 이부형(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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