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 새봄의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며, 사람의 온기로 가득 찬 특별한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마을 곳곳에서는 고려인마을 지도자들의 생일잔치를 비롯해 아이들의 백일잔치와 돌잔치, 결혼식, 회갑연 등 다양한 축하 행사가 잇따라 열리며 공동체의 온기를 더하고 있다.
고려인 동포들에게 이러한 잔치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다. 백일잔치, 돌잔치, 생일, 결혼식, 회갑연, 칠순잔치 등으로 이어지는 삶의 순간들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인 ‘통과의례’로, 한 사람의 삶을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축복하는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다.
특히 강제이주와 유랑의 역사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이러한 전통을 지켜내며 민족의 정체성과 공동체 정신을 이어왔다. 낯선 땅에서도 아이의 첫 백일을 함께 기뻐하고, 새로운 가정의 탄생을 축하하며, 한 세대의 삶을 존중해 온 의례는 공동체를 지탱해 온 가장 따뜻한 힘이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서도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지도자들의 생일잔치는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온 삶에 대한 감사의 자리로 마련되고, 아이들의 돌잔치에는 이웃들이 함께 모여 웃음과 축복을 나눈다.
결혼식은 서로 다른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기쁨의 순간을 공동체 전체가 함께하는 자리이며, 회갑연은 한 개인의 인생을 넘어 디아스포라의 시간을 견뎌낸 세대의 역사로 기억된다.
잔치마다 차려지는 음식과 노래,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는 서로를 향한 깊은 정과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공동체가 서로를 지키고 이어가는 방식이다.
지난 18일에도 마을 지도자 한라리사(56) 씨의 생일잔치에는 신조야 대표를 비롯한 마을 지도자, 일가친척 등 50여 명이 참석해, 낯선 조상의 땅에서 맞이한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우리에게 통과의례는 삶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약속과 같다”며 “새봄을 맞아 이어지는 작은 축하들이 마을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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