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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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혹은 그대 / 이순애
그날, 자작나무 그 숲에 가지 않았다면시나브로 그대를 만나지 않았다면물안개처럼 피어오른 부끄러움을봄볕에 떨군 눈물의 내밀함을어찌, 말할 수 있을까요
맥박에서 애인들이 자라나고 미명처럼 머뭇거린 절망과 희망을 시나브로 그대가 신뢰하지 않았다면 어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쪽창으로 부서지는 그늘같은 ...
2020-04-13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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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목선 이순동
홀로 수면 위에 잠긴 달 보다 우연히 너를 보았지스미는 어둠 속에 젖어있는 7월의 끝 밤
먹먹한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낼 때 지속되는 고단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상 끈적끈적한 바람이 여름 모퉁이에서 옷고름 풀어너를 흔들어 놓은 저녁
무심코 너에게 말을 걸어 수심에 빠져헤어나지 못하는 어쩌면 무명초 같은 인...
2020-04-12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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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을 향한 비행기 안에서/전경란
구름 위를 날고 있다새가 되었다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새가 되었다눈을 뜨고도 눈을 감은 듯이심장 박동 소리만 쿵쿵거릴 뿐하얀 솜털만 헤치고 流流하는새가 되었다110개의 머리와 몸과 심장을 가진 새그 새는 모두 하나가 되어저 창공의 끝을 향하여쉼 없이 날개를 펴고 날아야만 했다구름 산을 넘어서바다...
2020-04-11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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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픈 말, 먹자/조기호
뜻밖이었다.서울 한 복판에서도 떵떵거리던 그가변두리의 조그만 공장 경비실에 그렇게 돌처럼 눌러 앉아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놓고 마주 앉았는데푸우 한숨이다.사는 일이 죽는 만 못 하다 한다.아내랑 다퉜다고 한다.여태 머하고 살았냐 했단다.큰 놈하고 실랑이도 했다 한다.아부지처럼 안 살테니 걱정마라 했...
2020-04-09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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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경전 / 김종구
무심타 하지마라바람 따라 흐른다고마음마저 없으면어찌 그 높은 곳을 뛰어내릴 수 있겠는가그리하여 마른 곳 다 적시고도 남아길을 내며 흐를 수가 있겠는가반짝이는 침묵으로 흐르고 흘러처음으로 돌아갈 줄 알겠는가허황타 하지 마시라손에 잡히지 않는다고가벼운 마음 하나로 하늘에 꽃을 피워온 세상을 먹여 살리고없던 나로 돌아간...
2020-04-07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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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무신 /이순남
동이 트기 전 새벽 기차를 타고도깨비 시장으로 달리시던어머니밤 새워 주섬주섬 싸맨당신 키 보다 큰 보따리올망졸망 매달리는 자식들의 꿈을 이고자라목 기우뚱 걸음으로대문 밖 나서던어머니고무신그 하얀 발자국이오늘 문득 그립다이순남 《약력》국립 목포대학 아동학 전공1998~2017 문학동인 창 회원주)교원 수석지국장 역임전남 중,...
2020-04-06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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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이와세옴(산문시 베트남 시편) 세마이는 오토바이다 오토바이 소유자가 가족을 싣고 나들이 갈 때나 아이들 등하교 때나. 생선을 팔러 갈 때. 고물을 싣고 다니거나 이를태면 자가용이다 아침마다 세마이 양옆으로 커다란 바구니를 매달고 새우를 사러 다니는 경우엔 저울이 필수다.오토바이 양옆으로 큰 바구니가 매달려 있다 보니 운전하는 사람들은 무척 신경을 곤두... 2020-04-05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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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석 / 박영동
아버님 서둘러 길 떠나시던 일요일저 세상 따가운 햇살을 잊으셨는지창고 모퉁이 농기구에우연찮게 밀짚모자를 남겨두고때 늦은 회환에 못 이겨 쓰린 가슴 두들기시더니엊그제 술잔 나누어큰 소리로 잘 난 체도 해보고뜨거운 여름날 천렵도 하였던애증의 동생은 차량 짐칸에 밀짚모자만 덩그러니 놓고 먼 길 이사를 갔다.돌아오지도 않을 ...
2020-04-03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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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늘/김상근
큰 나무는큰 그림자작은 나무는작은 그림자더 작은 나무는 한여름 어느 날 타는 햇볕갈 곳 없는 매미 올새라남겨 놓은 자리.목포시문학회 회장역임현/ 목포시문학회 회원
2020-04-01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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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하나/김혜경
마음아마음속에 숨어있는 마음아철벽보다 두껍고 깊어잠작하기 어려운 마음아 마음 둔 곳으로가버린 마음아손가락 하나로 켜고손가락 하나로 지우는무겁고도가벼운 마음아목포시문학회회장 역임목포문인협회회장 역임목포시문학회 회원한국문인협회 회원≪저서≫ 시집, 『물고기의 눈물』
2020-03-31 김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