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
나의 노래 / 이순남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건 삶의 연륜이 쌓일수록 좋아 목젖을 오르내려도 뱉지 못하는 소리들이 있지만. 소리가 리듬을 탄다는 건 수많은 것을 의미하지 음악과 하나가 된다는 건 장단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지. 파도의 흐름을 타듯 리듬에 몸을 내주고 끌어당기고 밀어 보내는 이렇게 흥겨운 노동이 어디 있을까. 리듬을 ...
2020-05-14 김원유
-
술 마시는 법 / 김종구
나는 누구와 술을 마시더라도
그 사람 마음을 마시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의 진실을 따라주고 싶다
나는 그의 투명한 장이고 싶고
속마음 털어주는 술이고 싶다
안주는 인생의 소금꽃이면 더욱 좋고
오가는 입김 속에
가끔은 데워진 말로 부딪칠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라면
그의 잔 다 받아먹고 싶다
또 ...
2020-05-13 김원유
-
치자꽃 / 배덕만
사랑도 욕심일 때가 있습디다
가 닿지 못할 통증이 심장을 향하는 사랑
칠월의 하얀 달빛이 무심하여
사랑도 욕심이라고 치부할 대가 있습디다
그래서 그날 길가에 핀 야생화 하나를
밤의 뜰에서 훔쳤지요 아마.
집에 가두고 내 방에 숨겼지만
누구라도 내게 구속영장 한 장
보내오지 못할 사랑이
욕심일 때...
2020-05-12 김원유
-
비 내리는 날 / 박영동
가슴 한쪽 맺힌 꽃 멍울
후련하게 흘려보내야 하는데
차마 떠가지 못하는 사연
목메어 그댈 부르면
내리는 물 따라 울며불며
부딪히고 거꾸러진 동그라미.
그 누가 쓰라린 과오야 없었을까
때늦은 자책의 후회막급인들
지붕을 때리는 빗줄기의 아픔도
한잔 술의 껄쭉함으로 결코 지울 수는 없다.
내 ...
2020-05-11 김원유
-
칠성 풀 잠자리/김상근
미풍에도 버겁게 맞서는 칠성 풀 잠자리
유충의 허물을 벗고
서서히 날개를 편다
전혀 다른 생명체
시간의 벽을 넘어온 선물
촘촘히 엮어 간다
이 지구 속에
또 다른 식구가 태어나면
언젠가 자리를 비워 주고
떠날 준비를 시작하는
칠성 풀 잠자리
여린 날개 짓
김상근 약력
목포시문학회 ...
2020-05-09 김원유
-
기억을 벗는다 / 이순애
우린 처음 만났을 때
낯선 만큼 서로가 아름다웠고
가까이 다가서는 네 뺨은 붉었으며
더워진 심장은 푸르게 퍼덕이며
두꺼워갔다
난, 고요해진 밤을 동경하며
연둣빛 산란을 꿈꿨고
햇볕 고즈넉한 수런거림과 친했으며
어둠의 농도가 짙어 갈수록
박자처럼 마신 곡차는 차게 빛났다
손에 쥐어준 따뜻...
2020-05-07 김원유
-
마음 둘/김혜경
이슬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밤을
풀벌레들이 덮어버렸다
사람을 피해서 도망쳐 온 곳에
사람이 있다
사람을 피하려 도망쳐 온 곳 ,을
바로 잡아 쓴다
사람을 찾고 있었다.
김혜경 약력
목포시문학회회장 역임
목포문인협회회장 역임
목포시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시집, 『물고기의 눈물...
2020-05-06 김원유
-
묵언수행/김남복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속세에서 묵언수행 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서
찾아온 조용한 곳
그렇게 생산적이고 싶지 않은 날
작은 소리에도 생각은 깊어간다
바람의 소리는 고달픔일까 휘파람일까
새들의 소리는 울음일까 노래일까
계곡의 물소리는 과거일까 미래일까
작은 물웅덩이의 기다림 뒤로 흐르는 물
내면...
2020-05-04 김원유
-
수선화 웃음소리/李順姬
매서운 찬바람이
언덕의 고랑 속을 기웃거려도
선도(蟬島) 수선화는
뿌리를 감춘 채
절대 울지 않는다
눈보라 휘몰아치던 날도
해변에 빠진 시린 달그림자 보고
샛노란 얼굴
가슴에서 키웠다
청명 가까운 어느 날
가슴팍 활짝 열었다
보아라
들어라
수선화의 저 웃음소리
( 이순희(李順...
2020-05-02 김원유
-
무한기둥 / 김혜자
우뚝 선다돌이 숨을 쉰다울림못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앞의 못 잔잔한 물 카펫 위 무한을 향해 유영하며 바로서기 위해 자리를 고른다
냄새나고 더럽고 버려지는 모든 것이라면 거역할 수 없었다비좁고 습한 지하에서 곧은 뼈대로 살아야 했던 생
헤지고 터진 모습 당당하게있는 그대로를 내보인 정직한 자존감으...
2020-04-27 김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