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고]하나 이상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삶 - 주택관리사(제대군인 멘토) 최인근
  • 기사등록 2025-05-15 11:24:18
기사수정

전역한 지 어느덧 10년, 주택관리사라는 제2의 직업을 선택한 지도 9년이 되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요즘, 이 길이 나에게 맞는 선택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직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걸음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50대 초반, 30년 넘게 몸담았던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하게 되었다. 그동안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의 길을 계획 없이 맞이하게 되었고, 막막함과 두려움 속에 새로운 세계로 첫발을 내디뎠다. 다행히 가족들도 모두 건강하고 나 역시 활동에 무리가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노후에도 꾸준히 일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주택관리사’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주택관리사를 선택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 있었다. 전역 당시 예비군 지휘관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일자리를 접했지만, 기술직이나 생산직 등의 분야에는 경험도 흥미도 부족했고, 나와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졌다. 이때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직업능력개발비 지원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또한 센터에서 주관하는 워크숍에도 자주 참석하면서 채용 시장의 흐름과 직무 특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정보와 지원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새로운 진로로의 전환이 가능했다.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자리가 많아 보여도 초임자를 쉽게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았고, 운 좋게 입사한 후에도 관리사무소장으로서의 업무는 단순하지 않았다. 민원 처리, 시설물 관리, 입주민 간의 갈등 중재까지 실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고, 때로는 내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하는 일이 공동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지금은 이 일이 나의 역할이라는 책임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주택관리사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거나 화려한 직업은 아니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에서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직무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택관리사는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직업이 될 수 있다.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도 70세가 넘은 선배 관리사분이 여전히 성실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다. 이처럼 체력과 건강만 뒷받침된다면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직업의 장점은 분명하다.

 

 군 생활에서 익힌 조직 운영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은 입주민의 다양한 민원에 대처할 때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매일이 쉽지는 않다. 때로는 오해와 갈등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를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그 어떤 보상보다 크다.

 

 앞으로도 나는 주택관리사라는 직업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이 길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 제대 후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면,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다양한 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주택관리사와 같은 실용적인 직업군에 도전해보기를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0484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제15회 곡성세계장미축제, 오는 16일 개막
  •  기사 이미지 ‘유엔(UN)’ 인정 최우수 관광마을 퍼플섬!!!
  •  기사 이미지 보성읍 동윤천, 공조팝나무 만개 하얀 꽃물결 장관 이뤄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