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 푸른 숲이 있는 구불구불한 등성이, 키 큰 나무와 작은 풀, 어린 양들이 여유롭게 햇볕을 쬐며 신선한 풀잎을 뜯고, 늙은 암소가 들판에서 졸고 있는 풍경.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낮은 돌담이 들판을 구획 짓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농가의 모습. 이것은 대부분의 영국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목가적인 풍경으로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모습이다.
영국은 북위 50도에서 58도 사이에 위치하며 기후가 항상 밝고 화창한 가을 날씨 같은 기간이 길다. 날씨는 구름이 적으면 햇빛이 시골 땅에 큰 각도로 기울어지고 모든 그림자가 길어진다. 따스한 프랑스 및 이탈리아와는 달리 이곳의 태양은 밝지만 덥지 않고, 1년 내내 부는 바람은 미묘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저절로 떠오른다. 겨울은 비가 오는 경우가 많다.
시골 풍경이 아름다운 영국이지만 산업 혁명 이후 여러 곳에 도시가 형성되었고, 도시화와 자본주의의 발전은 일부 영국인에게 영적 압박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이 영적 압박이 커질수록 더 신선한 공기, 낮은 범죄율, 더 많은 공간, 많은 야생 동물, 아름다운 풍경, 많은 야외 모험과 스포츠,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 매일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 느린 삶의 속도, 당면한 삶에 더 쉽게 집중할 수 있고, 삶에 대한 정서적 비용이 적으며, 아름다운 산과 강이 있는 시골 마을에 사는 것이 영혼을 정화하는 데 더 유익하다고 믿고 있다.
시골에 대한 사랑과 동경이 DNA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영국인들에게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고요함을 즐기는 것이나 시골에 오두막을 하나 갖고 있는 것은 상류 사회 또는 유명인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캐머런 전 총리… 왕족이든 서민이든 모두 꽃과 식물을 섬기고, 정원을 가꾸고 개와 말을 기르는 일을 즐긴다.
영국 농촌에서는 도시인들의 시골에 대한 사랑과 동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령, 웨일스 지역 농장의 ‘팜 스테이’ 프로젝트는 유순한 작은 당나귀를 이끌고 웨일스식 케이크와 점심을 들고 목가적인 풍경이 있는 들과 계곡을 걷는 것이다. 35파운드를 내면 당나귀를 이끌고 2시간 동안 자연과 가까이 지내게 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달래게 하며, 잠시나마 목장에 대한 꿈을 이루어 준다.
양치기, 새끼돼지 목욕시키기, 바구니 짜는 법 배우기 등의 유료 체험 프로그램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영국의 ‘팜스테이’는 큰 붐을 일으켰다. 지난해 여름, 많은 농장에서는 숙박 예약이 전염병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파에서 멀리 떨어진 산과 호수가 새로운 휴양지가 되었다.
영국 시골의 인기는 통계 수치에도 잘 나타나 있다. 영국의 2018년 주요 농촌 지역의 총 관광 수입은 약 115억 파운드로 농업 관광 분야에서 가장 확립된 국가 중 하나이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의 농촌 지역에는 66,800개의 관광 관련 기업이 등록되었다. 이는 농촌 지역에 등록된 전체 기업 수의 11%를 차지한다. 농촌 지역 인구의 15%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에서 농촌에 대한 동경과 관광업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는 사회적 장소를 제공하는 도시의 역할이 감소되고 있는데 비해 집값과 임대료 상승, 경제적 압박,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라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증가됨에 따라 시골에서의 조용한 삶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도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 시골은 도시에서 멀지 않다. 철도망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도 진료, 쇼핑, 박물관 관람 등 자동차로 2-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질 높은 삶을 추구하는 시민들이 점차 시골로 이주하거나 농촌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의 과밀화, 비싼 임대료, 경쟁의 가열에 의한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인터넷의 발달 등에 의해 도시의 사회적 역할을 감소하고 있다. 시골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가 쉬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전남의 실정에 맞는 ‘워케이션 농업’과 ‘팜 스테이’ 등 농촌관광 활성화 대책과 실행으로 농업 외 소득과 농촌 인구의 증가 등을 실현하길 바란다.
자료출처와 참고문헌
邢雪. 2022.07.08. 英国人越来越喜欢住在乡村. 环球网.(https://go.huanqiu.com/article/48jkfkOatWz)
허북구. 2021. 워케이션 농업, 전남서 본격 추진 바란다. 전남인터넷신문 2021.01.01. 칼럼.
허북구. 2020. 워케이션 농업, 전남 농업의 활력소로 삼아야. 전남인터넷신문 2020.12.31.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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