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염색 원복을 입은 나주의 한 유치원생들[전남인터넷신문]나주의 쪽문화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 본 결과 자원가치가 높은 것들이 많았다. 그것들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활용이 기대되지만 그 주체가 없으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혀지고, 소실되기 쉽다.
나주처럼 쪽문화 전통이 있는 일본 도쿠시마에서는 쪽과 관련된 단체가 1967년부터 설립되어 활동을 하자 쪽 재배면적도 증가하였다.
설립된 단체들은 전통 쪽 문화의 보존과 진흥에 의지를 갖고 쪽 소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확대를 이끌어 냈고, 그로 인해 재배 면적도 자연히 확대되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쪽의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보의 제공이 우선적으로 되어야 한다. 현재 천연염색 인구의 증가는 눈에 띄나 쪽의 발효와 염색에 대해 능숙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쪽이 색깔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좋다고 하나 쪽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비 확대는 선호도와는 별개로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쪽 염색에 호감을 갖는 소비자층도 조직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층도 조직화하고 쪽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해 주고, 정보 활용 기회를 자주 제공할 필요가 있다다. 이처럼 쪽을 매개체로 염색가나 소비자 모두를 조직화하여 쪽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쪽문화가 발달했던 나주에서부터 이루어 졌으면 한다. 쪽을 매개로 조직화하고, 조직원들이 나주의 쪽 문화를 살리고, 알리면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후세대의 문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편, 일본 도쿠시마는 쪽 염료, 염색물 생산, 제직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쪽 관련 시설과 함께 100년 이상을 거래해 온 거래처가 확보되어 있다. 그러므로 생산자들은 소비 규모에 맞게 생산만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순환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 특히 나주의 경우 쪽 염색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만 있어도 되지 않고, 공급자만 있어도 되지 않는다.
공급자가 일단 만들어서 시장에 내 놓으면 팔리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소규모의 기업이나 공방에서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 놓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따라서 일정 소비가 전제 되고, 그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을 제작하게 되면 판매에 대한 위험성이 낮아지고, 그것을 토대로 공급자는 계속해서 제품의 폭을 넓혀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조직화를 하고, 그 조직에서 일정량의 쪽 제품을 소비하게 하고, 공급자 측에서는 우선적으로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쪽 염색 제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도록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애향심이 강하고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쪽을 매개체로 하여 조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화된 단체에서 지역의 쪽 제품을 일정량 구입해 주고 홍보를 해 주면 공급처는 판매시장이 존재하므로 생존 및 발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사진은 쪽염색 원복을 입은 나주의 한 유치원생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점차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키워 나가면서 규모화가 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