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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석정마을에서 부채 제작 내용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7-21 0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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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 석현동 석정마을(과거에는 돌고개라고 불렀음)은 나주 전통 부채를 만들었던 곳임을 앞의 기고문에서 밝혔다. 


석정마을은 다른 지역보다 늦게까지 부채 제작을 생업으로 했던 가구들이 많았고, 지금도 대나무가 많으며(사진), 이 마을의 어르신들은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제보해 주셨다.

 

석정마을과 인근의 청동마을은 2018년 1월 29일에 방문했었다. 석정마을 노인정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석정마을에서 부채를 만들었던 사실뿐만 아니라 부채를 만들었던 주체, 광경 등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기에 소개한다.

 

석정마을 노인정에서 만난 어르신들 중 석정마을이 친정인 사람은 두 분이었는데, 두 분 모두 어렸을 때 부채 만드는 것을 보았다는 응답을 하셨다. 


돌고개(석현마을)가 친정이라 밝힌 나0순 씨(1942년생)는 “10살이 될 때까지 같은 마을의 고모집에서는 부챗살을 만들어 팔기도 했으며, 단선(團扇, 둥근 부채)도 만들었다고 했다.” 나0순 씨는 과거 고모집에서 만들었던 부채에 대해서는 그림으로 그려서 설명해 주셨는데, 오엽선과 태극 문양의 부채였다.

 

이0순 씨(1934년생) 또한 석정마을이 친정마을이라고 했는데, “대나무 살을 국수처럼 가늘게 뽑아서 판매했던 집이 열 집 정도 되었다”라고 했다. “부채에 사용할 대나무 살은 양철때기 같은 것에 구멍을 뚫어 놓고, 대나무 살을 그것에 넣고 뽑아냈다”고 했다. “마을에서는 부챗살만 만들어 팔거나 부채를 만들어 팔기도 했는데, 대나무를 구부려서 부채에 이용했다”는 설명을 고려할 때 당시의 부채는 곡두선으로 추정된다. 

 

석정마을로 시집와서 살게 된 분들 중 오0애 씨(1937년생)는 “스무살에 석정마을로 시집왔는데, 부챗살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다만 시어머니는 부챗살 고른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부챗살을 잘게 뽑기 위해서 고생했으며, 얇은 것만 골라서 사용했다고 하셨다”라는 제보를 해 주셨다.

 

이0순 씨(1940년생)은 “스물한살에 석정마을로 시집왔는데, 시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안 계셨다. 시어머니에 의하면 시아버지는 생전에 다른 일은 안 하셨고, 부채만 만들었다고 하셨다”라는 제보를 해 주셨다.

 

한편, 석정마을 인근의 청동마을 박0례 씨(1931년생)는 “열일곱살에 청동마을로 시집왔는데, 석정마을에서 부채 자루, 부챗살을 비롯해 접부채(합죽선 등), 태극부채, 네모부채 등 다양한 종류의 부채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특히 석정마을의 박0민 씨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들었는데, 남편이 그 집에서 부챗살 만드는데 사용하는 칼을 얻어와서 이용했다.”라고 제보해 주셨다.

 

청동마을의 한0덕 씨(1939년생)은 “남평읍 반계리에서 청동마을로 시집왔는데, 석정마을의 방죽 옆의 큰 집에서 부채 만드는 것을 보았다. 석정마을에서는 부채뿐만 아니라 삿갓도 만들었다”라는 제보를 해 주셨다.

 

이와 같은 제보를 종합해보면 석정마을에서는 나주 전통부채의 제작기술이 전승되어 온 곳으로 1950년대 중반까지는 여러 가정에서 부채와 삿갓 등 죽공예품을 만들었음을 알 수가 있다. 부채 제작 작업은 주로 남자들이 대나무를 자르고 살을 만드는 작업을 했으며, 여성들은 부챗살을 고르는 등 가족 전체가 전업으로 했던 가정이 존재했었고, 도구는 부채를 만드는 전용 칼과 부챗살 만드는 도구 등이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석정마을에서 죽공예품은 주로 부챗살을 대량으로 만들어 어딘가에 납품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접선, 곡두선(오엽선), 태극선 다양한 종류의 부채를 소량씩 만들어 판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1960년대 이후는 상업적 및 전업적인 부채의 생산은 중단된 것으로 결론 지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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