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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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 김영천
나는 밥도 오른손으로 먹고
악수도 오른손으로 하고
시도 오른손으로 쓴다
이런 우익의 편향이 불편했을까
왼쪽 눈이 야맹에 잠입하고
오늘은 왼쪽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프다
이유도 없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편두통이라니,
이 작은 머리통 하나가
왼편 오른편으로 편을 가르다니
서해 한미 군사훈련으로
온 나라가 지끈거리...
2020-02-20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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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기억 / 강해자
모난 돌 첫 번째 계단에 앉아
구두 소리, 운동화 소리, 슬리퍼 끌리는 소리에
촉각을 세우며 근대역사관으로 따라 들어간다
환한 조명 속에 슬프게 깜박이는 눈
침략 제국의 불빛이 붉은색으로
생생한 기억으로
일제의 야욕과 수탈의 역사를 말하고
통탄하며 참혹했던 그 시절
잊어버리고 싶지만 지을 수 없는 과거
빛바랜 ...
2020-02-20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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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횟집 / 목선 이순동
해 질 녘
살며시 말을 걸어온 바람과 별이
잠시 머무는 거였다고 말을 하지만
머물고 있다는 건
허기진 배속이
태고(太古)의 산실(産實)에서 시작되는 본질적 요동과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불빛 아래 무지갯빛 하얀 살과 길게 누운 정어리
쇼생크 탈옥을 꿈꿔왔던 접시 위에 낙지
한잔 술에 저항도 못하고 입속...
2020-02-17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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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 황성용
낙엽 떨어진 환절기
약 중에서 감기약이 들고 다니기 제일 편하다
무거울 것 같으면 기침하면서 전부 퍼내면 된다
그들을 휩쓸었던 붉은 칸나의 열기는
어디로 사라졌나
흘린 콧물은 성장의 암초, 암초 없는 생은 없다
낙엽 수북이 쌓인다
미래시학 신인상,
광남일보 신춘문예
목포시...
2020-02-16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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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트·머·리 / 조기호
도무지 맞설 수 없어서
도망하고 피해 달아난 곳,
그래서 무참하게 꺾인 몸
마침내 버려야하는 그 막다른 곳을
‘끝’이라 하지만
저무는 하구河口,
핏빛 울음으로 뒤척이는 노을을 보라
산꼭대기거나
가파른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져
조각조각 으깨진 절망과 좌절의 물결들 아니었으면
도대체 어디에 등 기대고 울 수 있...
2020-02-15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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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전서현
빗방울
선생님
톡 톡
질문하시면
저요 저요
들썩들썩
손 내미는
새싹친구들
쑥쑥쑥
키 재기 하는
요란한
봄비 교실
'시조미학' 신인상 신인상
무등일보 '2019 통일로드 시민기자단' 체험후기 당선
시아문학. 목포시문학. 모란촌 회원
2020-02-14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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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이네 /김상근
말이 말을 만들고
하고픈 말 다ㅡ하고 나면
잠시 동안 마음은 시원 하겠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죄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데요
훗날 반드시
괜한 말 했구나
후회할 일이 있더이다.
그렇고말고,
그러게 말이네.
목포시문학회 회장역임
현/ 목포시문학회 회원
2020-02-13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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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광장에서 / 전경란
태양은 붉게 흘린 긴 자락을 끌며
시간의 목넘김에
빌딩 숲 사이로 동그랗게 몸을 숨기고
하나 둘씩 별들이 떠오를 때
바다는 윤슬 되어 일렁인다
하늘의 별 하나 뚝하고 떨어지니
바닷가 수은등이 오색으로 물든다
달빛에 비추는 잔물결이 사랑의 멜로디와 함께
하늘 향해 오르며 찬란한 몸짓으로
춤을 춘다
모두가 함...
2020-02-12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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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섬 / 李順姬
신안군 선도 감투나리 해변의 언덕
겨우내 손 시리게 숨긴 땅속 구근
봄 햇살에 들켰을까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속마음
불쑥
고흐의 화폭처럼 노랗게 고개를 흔들며 다가온다
아른거리며 숨을 멎게 하는
봄의 풋 가시네 모습에 빠져보라
바닷가 언덕길로 이어진 수채화 들판
해풍에 좀 흔들리면 어떠냐고
나를 휘감는...
2020-02-12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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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의 여자 / 김경애
한 번 붙잡히면 착 달라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감기는 여자 잘못 건드려, 수틀리면 팽 토라져
질퍽한 갯벌에 사나흘 숨어버리는 여자 눈 깜짝할 사이 혓바닥 위에서
입속을 헤집고 다니는 여자
자칫 정신 줄 놓고 즐기다가는 숨통을 틀어막아 목숨까지 바쳐야 하는 여자 만질까 말까 망설이기만 하면 여덟 개의 발가락으로 수작을 ...
2020-02-10 김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