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췄다.
IMF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3.5%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9%로 지난번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보고서는 "세계경제는 1분기에 당초 전망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2분기 들어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회복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유로존이 그리스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스페인의 금융부문 부실 우려 등으로 위축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도 회복세가 약화됐고, 신흥국도 대외여건 악화와 긴축정책에 따른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낮은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미국ㆍ독일ㆍ일본 등의 국채수익률은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선진국 성장률은 올해 1.4%, 내년 1.9%로 전망했다.
미국이 올해와 내년 2.0%와 2.3%로 지난번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낮아지고, 유로존은 올해 0.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0.7%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은 올해 0.1%포인트 낮아진 5.6%, 내년에는 0.2%포인트 떨어진 5.9%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 0.2%포인트 낮아진 8.0%, 내년에는 0.3%포인트 하락한 8.5%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이 포함된 아시아의 신흥경제국(NIE) 전망치는 지난 4월보다 0.6%포인트 낮춘 4.0%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유로존 정책 대응이 지연되거나 불충분한 경우 유로존 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감세연장 등 정치적 합의에 실패해 재정절벽 문제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기적으로는 미국ㆍ일본의 중기 재정건전화계획 수립 실패와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경제 둔화와 위험회피 성향 증가로 신흥국의 잠재성장률도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정책의 방향은 위기관리가 최우선이라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유로존에 대해 "지난 6월 EU 정상회의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하고, 은행동맹과 재정통합을 위한 추가 노력 및 구제금융 국가의 차질 없는 구조개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에 대해선 "하방 리스크가 구체화될 경우 비전통적 수단을 포함한 통화정책 대응, 재정 여력을 감안한 재정건전화 계획 조정 등을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신흥국은 "국가별 여건을 고려해 교역감소와 자본이동 변동성 증가 등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