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광주시의회 : 연합뉴스67억들인 광주시 상수도 원격검침기 30~40% 고장…'혈세 낭비'
내구연한 8년인데 불과 3년 만에 고장…보증기간도 지나
신기술로 '검침원 대체' 목표 흔들…광주시의회, 책임소재 추궁
[전남인터넷신문]광주시가 67억 원의 예산으로 설치한 상수도 원격검침기 중 30~40%가 고장 난 것으로 확인돼 혈세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환경복지위원회 '공공기관 정산 결산보고'에서 이명노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추진 중인 원격검침기 설치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2021년 국·시비 50% 비율로 총 67억7천3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광주 각 세대에 원격 수도 검침기 3만3천198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내구연한이 8년인 원격검침기 중 30~40%가량이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고장을 일으켜 작동 불능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수도본부는 검침원 인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원격검침기를 설치해 검침원의 고충을 줄이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원격검침기 자체가 지하 습기가 많은 공간에 설치되는 탓에 고장이 잦았고, 특히 2021년 도입된 설치 모델은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술적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상수도본부는 판단했다.
특히 원격검침기의 보증기간이 2년에 불과해 지난해부터 고장 난 검침기에 대해서는 수리조차 하지 못한 채, 다시 4천300여 개를 기계식 검침기로 교체하고 검침원이 직접 방문하는 '거꾸로 행정'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본부는 검침원 인력을 새로운 기술로 대체하는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2천여 대 추가 설치를 위한 예산 4억1천여만 원을 지난해 편성했으나, 구형 모델과의 호환성 문제로 사업을 제때 추진하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명노 의원이 지난해 수립된 '원격검침기3년 만에 설치' 예산 4억1천여만 원의 이월 사유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의원은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원격검침기의 30~40%가 먹통이라는 것은 자칫 사업 비위로도 비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원격검침기 설치는 검침원 채용 문제와도 연관된 중요한 사안으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일융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초기 설치 모델과 달리 앞으로는 성능이 개선된 원격검침기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사업 추진 시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기술 개발 단계의 과도기적 문제와 검침원 채용 문제도 신중히 고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