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진행하는 방송사 출구조사원 : 서울=연합뉴스[전남인터넷신문]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21대 대선에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예측치와 4일 집계된 실제 득표 결과의 오차가 이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전날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1.7%,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9.3%를 얻을 것으로 예측 발표한 바 있다. 두 후보의 격차를 12.4%포인트(p)로 전망한 것이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8만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p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최종 득표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은 49.42%(1천728만7천513표), 김 후보는 41.15%(1천439만5천639표)를 득표해 격차는 8.27%p(289만1천874표)로 나타났다.
통상 대선 출구조사는 전국에서 한 명만 뽑는 특성상 253개 지역구의 의석수를 예측하는 총선에 비해 통계적 오차가 적다고 여겨지는데, 이번처럼 실제 결과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드문 일이다.
과거 대선과 비교하면 이번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는 출구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48.4%, 이재명 후보 47.8%로 예측됐고, 실제 결과는 각각 48.5%, 47.8%로 차이가 0.7%p에 불과했다.
19대 대선에서도 출구조사 결과(문재인 41.4%, 홍준표 23.3%, 안철수 21.8%)와 실제 결과(문재인 41.1%, 홍준표 24.0%, 안철수 21.4%)가 비슷했다.
18대와 17대 대선에서도 당선자와 2위 후보의 격차는 각각 2.3%p, 1.7%p 수준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대선 출구조사 오차의 주요 원인으로 '사전투표'가 지목됐다.
공직선거법상 출구조사는 사전투표 기간에는 금지돼 있고, 본투표 당일 유권자만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 표심은 사후에 보정해 계산하는데, 여기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정 과정에서 가중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났을 수 있다"며 "다만 보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뿐이지 (결과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결과론적으로 해석하면 사전투표 유권자의 표심 반영이 정확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또 "보궐선거라 투표 마감이 (오후 6시에서) 2간 연장됐는데, 민주당 표심이 짙은 호남의 투표율이 높다는 얘기가 영남에서 계속 나왔다"며 "보수 유권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늦은 시간 막판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 부분이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일각에서는 '샤이 보수' 유권자들이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위축돼 출구조사에 응답을 회피하거나 왜곡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순서가 뒤바뀐 것도 아니고,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큰 차이가 아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