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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식용곤충의 고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8-28 08: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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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싱가포르는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땅이 1%에 불과하다. 농지가 거의 없으므로 식량의 90%를 수입한다. 농지와 함께 농민도 거의 없으므로 보호할 수 있는 자국의 농업이 거의 없는 만큼 수입 식품 및 농산물(담배 제외)에 할당량 및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정부는 농지가 부족한 가운데 2019년에 2030년까지 국가 식량의 30%를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로 “30 by 30” 목표를 설정하고, 안전한 사용 이력이 없는 식품과 식품 성분을 구성하는 ‘신규 식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물성 대체육’ 및 ‘배양육(실험실에서 배양된 고기)’이다.

 

싱가포르는 2020년에 실험실에서 재배한 고기를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그런 만큼 영양소 함량이 높고 사료가 덜 필요하며 전통적인 가축 사육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식용곤충산업의 육성도 활발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연합과 호주, 뉴질랜드, 태국과 같은 국가는 유엔 식량 농업 기구의 인간 소비 및 가축 사료용 곤충 사육 촉진에 따라 특정 곤충 종의 소비를 허용한지 몇 년이 되었으나 싱가포르 식품기관(SFA, The Singapore Food Agency)에서는 귀뚜라미, 누에, 메뚜기 등 16종의 식용곤충의 식용승인을 미루다가 지난날에야 승인했다.

 

싱가포르 식품 기관에서는 식용곤충의 승인 조건으로 인간 소비를 위해 곤충을 수입하거나 사육하려는 자는 지침을 준수해야 하며, 여기에는 해당 제품이 식품 안전 관리를 갖춘 규제 시설에서 제조되었고 야생에서 채취되지 않았다는 서류 증빙을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SFA의 식용곤충의 승인에 따라 "이용 가능한 음식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곤충 사육은 땅과 자원이 덜 필요하므로 땅이 부족한 싱가포르에서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 되는 식품의 실행 가능한 농업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싱가포르 SFA에서 식용승인이 나기 전에 밀가루와 쿠키에 사용하는 귀뚜라미 가루를 생산하는 업체로 2021년에 창업한 Asia Insect Farm Solutions은 영국과 미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귀뚜라미를 수출했지만, 매출이 부진해 2023년에 중단되었다.

 

음식 관계자들이나 대중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싱가포르는 길거리 음식으로 곤충을 흔히 다루는 이웃 나라인 태국이나 베트남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곤충에는 단백질이 많고, 채소처럼 영양가가 있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그것을 먹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곤충을 통째로 먹는 것이 싱가포르 문화와 맞지 않으므로 단백질 보충제로 다른 음식에 넣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으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곤충은 음식과는 대조적인 이미지가 많다는 것이다. 즉, 주방에서 곤충은 망치거나 잠재적으로 운반하는 세균으로 인해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그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음식에 곤충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곤충 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조차도 거부하기 쉽다는 것이다.

 

식용곤충 관련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곤충의 식용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초기 장벽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것이 우리가 반복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참신함에 집중하기보다는 영양이라는 가치 중심적인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식용곤충 관련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료출처]

Jean Iau. 2024. Singapore approved insects as food, but can consumers stomach it?.  South China Morning Post(11 Jul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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