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국제 농업 무역은 지리와 기후대의 다양함으로 인해 상호 보완적인 특성이 강하다. 온대 지역에서는 열대산 과일 등 농산물을 수입하고, 열대 지역에서는 온대산 농작물 수입하는 등 보완적이면서 상대적인 중요성을 간직해 왔다.
그런데 농업 무역의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40년 전에 세계 농산물 수출에서 약 40%를 차지했으나 오늘날에는 약 30% 정도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중 개발도상국이 구매한 세계 농산물 수입 비중은 20% 미만에서 약 30%로 증가했다.
세계 농산물 수출은 선진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유럽 연합(EU) 국가가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농산물의 수입을 줄고 수출은 늘리고 있음에 따라 개발도상국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한 현상은 이번 제33회 파리 올림픽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은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기간에 제공되는 1,300만 끼의 식사에 대해 프랑스에서 생산된 것을 80% 비중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과일, 채소, 생선 등을 생산하고 공급할 업체 100군데를 선정했으며, 그 방침대로 진행하고 있다.
1,300만끼는 축구 월드컵 10회에 해당되는 것으로 매우 많으므로 저개발국의 농산물이나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농산물 등을 사서 이용할만 하지만 탄소 발자국을 줄인다는 명분하에 수입 제품(커피, 차, 코코아) 20%를 제외한 나머지는 프랑스산을 고집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의 명시된 목표는 “접시의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즉,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식사당 2kg의 탄소를 식사당 1kg으로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산 식품 80%중 4분의 1(25%)은 올림픽이 개최되는 곳으로부터 250km 이내에서 생산된 것만을 사용한다.
식품의 생산지가 소비되는 곳과 멀게 되면 운송에 따른 탄소 발생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의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에 의해 탄소 발자국을 더욱더 줄이고 있다.
파리시는 올림픽 선수촌과 가까운 곳에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도시 내의 버려진 주차장, 파시 소유의 건물과 아파트 단지의 옥상과 같은 공공 공간을 임대해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해왔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이처럼 탄소 발자국을 1/2로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저하게 로컬푸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로컬푸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생산량 못지않게 그 생산량을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남처럼 농촌지역이 많은 곳의 작은 군 소재지에서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에 비해 소비가 적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 많은 양을 판매하기가 어렵고 소비자가 많은 원거리로 출하해서 판매해야 하므로 완전한 로컬푸드의 성립이 어렵게 된다.
음식에서 탄소 발자국의 감축을 내세운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의 로컬푸드 정책은 그 명분의 정당성을 떠나서 국제농업무역은 물론 로컬푸드에서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인식시키고 있다. 또한 탄소 발자국 감축을 명분 삼아 식탁에서도 자국의 농산물을 최대한으로 소비시키려는 프랑스의 냉정함과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가 있다.
[자료출처]
Trends and patterns in international agricultural trade(https://www.fao.org/4/a0050e/a0050e0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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