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제33회 파리올림픽에서는 이례적으로 메달 수상자들에게 꽃다발을 주지 않고 있다. 꽃다발을 주지 않는 이유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시상식 등에 사용되는 꽃다발은 수 천개이다. 적지 않은 숫자의 꽃다발이긴 한데 그 꽃다발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탄소 배출량이 얼마 정도 줄어드는가에 대한 자료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꽃다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는 꽃다발 재배 과정에서 석유 자원으로 만든 농약, 화학비료, 꽃다발 운송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동차 등의 연료 소모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꽃다발의 폐기 시에 발생하는 탄소는 화훼가 자라면서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광합성 에너지로 활용하여 만들어 낸 것이므로 탄소 배출이라 할 수가 없다.
꽃다발처럼 식물에서 유래된 탄소는 지상에서 재배되고 생산되므로 탄소가 공기 중에서 식물로, 식물에서 공기 중으로 순환이 될 뿐 지구상의 탄소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에 지구상의 탄소 증가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하자원을 땅위로 끌어 올려서 활용하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석유와 석탄, 가스 등의 자원이다. 자동차와 선박 연료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다양한 섬유제품, 약품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석유 중에는 약 83-87%가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석유 유래의 탄소는 지하에 있는 것이 지상으로 끌어 올려져 배출이 되고 나면 오갈 데가 없어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파리올림픽에서는 세느강 유람선 타고 6㎞ 구간서 206개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것에서부터 엄청난 탄소를 배출했다. 이로 인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메달 수상자들에게 꽃다발을 주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만약에 프랑스가 네덜란드처럼 화훼가 경제와 관광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 메달 수상자들에게 꽃다발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시각이다. 올림픽 시상식에서 탄소배출을 명분으로 꽃다발을 주지 않는 것은 세계의 화훼 소비자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화훼 소비 위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프랑스는 꽃다발의 소비가 많이 위축되어도 부담이 없는 나라이다. 프랑스의 화훼 시장은 네덜란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교역에 있어 프랑스는 세계 시장을 상대로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프랑스는 4억 308만불의 상당의 절화를 세계로부터 수입했다. 이 중 88.3%는 네덜란드에서 수입했다. 상위 수입국은 1위 네덜란드(88.3%), 2위 이탈리아(4.1%), 3위 스페인(2.0%), 4위 벨기에(1.3%), 5위 중국(1.1%)이다(Kati 농식품수출정보. 2023. 화훼산업 동향 및 정책).
올림픽으로 인해 꽃다발 소비가 줄어도 프랑스는 부담이 없는 반면에 프랑스 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네달란드는 타격을 받게 된다. 또한 프랑스는 파리올림픽을 대비해서 다알리아를 육성해서 정원에 심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프랑스의 베르사유(Versailles), 지베르니(Giverny), 발 드 마른(Val-de-Marne)장미원, 쉬농소(Chenonceau), 바가텔(Bagatelle)과 같은 정원 관광 촉진을 위한 이목을 환기용 역할을 한다.
그러고 보면 파리올림픽 메달 수상자들에게 꽃다발을 주어도 프랑스 관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파리올림픽을 위해 육성한 다알리아나 탄소 배출이 많은 세느강을 통한 수상 입장식은 관광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모두 프랑스 방문 관광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 화훼 농가를 비롯해 세계의 많은 화훼 재배가 유통업자, 플라워디자너를 실망케 하는 파리올림픽 꽃다발의 실종 배경에는 프랑스의 얄팍한 잇속 챙기기를 위한 명분의 희생양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클 뿐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4. 식물의 탄소중립 수지타산. 전남인터넷신문(2024-05-03).
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탄소 농업. 중앙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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