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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례에서 후장식 제단과 꽃장식 - 퓨너럴 플로리스트, 경영학박사 이윤희
  • 기사등록 2024-06-14 09: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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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에서는 장례식 뒤에 보통 후장식(後飾り)이라는 것을 한다. 후장식은 후장식제단(後飾り祭壇), 후장식단(後飾り壇), 중음단(中陰段)으로도 불리며, 불교식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화장장에서 가지고 온 유골을 자택 등에 안치할 때 장식하는 제단이다. 통야(通夜)나 장례에 참석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장례식이 끝난 후에 방문했을 때에 분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유골은 화장(火葬) 후에 집에서 한 번 안치된다. 그 후 49일 법요(法要,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고 공양하는 불교의 의식이며, 우리나라에서는 49재라고 한다)를 기준으로 납골당 등에 안치한 후 후장식한 것을 치운다. 후장식은 지역이나 종파에 따라 장식하는 방법이 다르다. 또한 생활 스타일의 변화로 집에 후장식을 할 공간이 없어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후장식과는 별개로 유골을 안치하는 장소나 시기는 유가족에 따라 다르다. 유골을 안치하기 전까지 유골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무덤이 멀거나 집을 자주 비우는 경우에는 화장(火葬) 후 집에서 안치하지 않고, 곧바로 납골당이나 묘지에 안치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49일째 되는 날에 고인의 영혼이 저승으로 떠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49재(四十九齋)를 맞이하기까지는 영혼의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인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헤매고 있는 상황이라 여긴다. 즉, 고인이 죽으면 첫 7일부터 7일마다 생전의 행위를 심판받고, 마지막 49일째에 마지막 심판으로 행선지(극락정토에 갈 수 있을지 어떨지)가 정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본래는 첫 7일부터 7일마다 법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으나 최근에는 이것을 생략하는 경우도 많고, 최종 심판일인 49일의 법요만을 실시하는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다.

 

고인이 죽고 나서 49일간의 긴 여행을 할 때 음식은 ‘향불의 연기 향’이나 ‘꽃의 향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긴 여행에서 배고프지 않고, 49일이라는 여행을 무사히 끝내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향을 피우고 꽃장식을 한다. 꽃은 제단, 헌화, 침화(枕花) 등의 꽃장식(이윤희. 일본 장례에서 간이 제단 침식의 꽃장식과 침화. 전남인터넷신문 2024.6.11.)뿐만 아니라 후장식에서도 거의 필수적이다.

 

지역에 따라서 49일을 세는 방법이 다른 경우도 있으나 보통 고인이 죽은 날을 1일째로 하여 49일째가 되는 날이 일반적이다. 사후의 행선지로는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수라(修羅), 인간(人間), 천상(天上)이라는 여섯 가지 길(六道)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49재를 지내는 날에는 고인의 영혼이 어디로 갈 것인지 결정되므로 매우 중요한 제사이며, 유가족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후장식은 종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데, 불교식에서는 보통 2단 또는 3단의 제단을 사용하는데, 제단의 설치 방향은 북쪽이나 서쪽이 일반적이다. 제물을 공양하는 방법은 제단이 3단일 때는 최상단에 영정과 유골을 안치하고, 제2단에 위패를 놓고, 맨 아래의 단에는 향로, 촛대, 제물, 꽃(생화) 등을 장식한다. 제단에는 매일 갓지은 밥과 물, 차, 과자, 과일, 생화 등을 공양한다.

 

기독교식의 후장식에는 특별히 규정된 규칙이 없다. 일반적으로 작은 테이블에 흰 천을 깔고, 영정, 십자가, 촛대, 성경, 생화, 제물 등을 놓는다. 대부분 상단에는 십자가를 장식하고, 중간에는 영정과 유골함, 하단에는 촛불을 세운다. 제물에도 규정된 것이 없으므로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다.

 

후장식에 사용되는 꽃의 색은 기본적으로 49일까지 흰색을 중심으로 수명이 길고 좋은 것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금기시 해 온 꽃의 이용도 늘고 있다. 불교의 꽃으로 알려진 백합, 국화, 호접란 외에 장미나 카네이션 등의 화려한 꽃도 선택되고 있다. 또 고인이 좋아했던 꽃을 제공하기도 한다.

 

후장식에 사용되는 꽃의 이용은 꽃병에 꽃을 꽂는 것이 일반적이나 꽃바구니, 수반 꽃꽂이 등도 이용된다. 꽃장식에 사용된 생화는 시들면 버리고 신선한 꽃으로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꽃병 등의 물을 자주 갈아주는 사례도 흔히 찾아볼 수가 있다. 후장식의 제단에는 생화를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기적인 관리가 어려울 때는 조화나 프리저브드 꽃을 공양하는 사례도 있다.

 

꽃을 공양하는 것 외에 남겨진 가족이나 친족은 고인의 고통이 없어지도록 기도하거나 유족 자신이 선한 행위를 하여 공덕을 쌓아 고인이 극락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추선공양(追善供養)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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