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나주는 국내 최대 배산지이다. 1910년대 근대적인 배원이 본격적으로 개설되어 오늘날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나주에서 처음으로 배원이 개설된 중심지는 나주 금천면이다. 이후 나주 금천면의 과수 집단지는 조선 덴마크라고 칭해질 정도였다.
나주군(현재 나주시)은 금천면을 중심으로 배의 비중이 커지고, 나주배의 자부심과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1992년 4월 20일에 나주시 금천면 영산로 583에다 나주배박물관을 개관했다. 나주배박물관은 건립 당시만 해도 근대적 배원의 시원지이자 나주배의 배밭이 가장 많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나주배박물관이 건립되었을 때 박물관 후면에는 광주에서 나주로 진입하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사방이 배밭이었다. 배밭이 많은 전형적인 농촌으로 농업에 필요한 다양한 행위를 해도 요즘과 같은 민원이 제기되는 등의 일은 없었다. 배나무 주변에 땅을 파고 그 구덩이에 인분을 넣을 때 고약한 냄새가 마을에 퍼져도 주민들은 같은 처지였으므로 문제 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 나주배박물관 앞에는 나주혁신도시가 건설됨에 따라 아파트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나주배박물관뿐만 아니라 인근의 배원 옆에는 도시화가 진행되어 주택가와 각종 상업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땅값이 오르면서 배원은 점점 페원되는 곳이 늘어나고 그 자리에는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땅값의 상승과 배원의 생산성 간의 괴리가 커지고, 땅값 상승에 따른 재산세 증가 등의 요인은 현재 남아 있는 배원 또한 지속성 답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이 배의 관행적인 재배 방식에 대한 배밭 주변 주민의 민원은 정상적인 배 재배를 어렵게 할 정도이다. 배밭에 거름을 시비하면 냄새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고, 과일을 쪼는 까치나 까마귀 등을 쫒기 위한 소리 장치를 가동하면 소음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농약 살포, 예취기 사용, 농업기계 사용 등 일상적인 재배작업도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배꽃이 피었을 때는 꽃이 아름답다며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원에 무단으로 들어가 배나무 가지를 붙들고 촬영하는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나주시 금천면의 배밭 농가들이 겪고 있는 위와 같은 문제점 및 도시민과의 갈등은 도시화의 진행에 따른 결과이다. 이 같은 문제는 나주 금천면 배 농가들은 처음 겪지만 이미 도시화가 진행된 곳에서는 도시화 과정에서 수없이 겪었고, 그러한 결과들이 축적되어 대응책이 마련된 곳들도 있다.
땅값이 올라도 지속적으로 농사를 짓는 땅에 대한 재산세 감면, 농민과 도시민과의 갈등을 줄이고, 양립할수 있는 방안 마련, 도시 속에서 행해지는 농업을 경관으로 활용하면서 농민에게 그 혜택을 주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는 나라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소농이 많은 일본에서는 나주배원 농가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농촌의 도시화과정 및 도시에서 농업을 하면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시농업이라는 것이 만들어졌고, 관련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다.
도시농업은 위와 같이 농촌의 도시화, 도심 건물에 포위된 농장이 겪고 있는 문제, 농민과 도시 주민과의 갈등 등의 해결, 제도적 뒷받침에 관한 것도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 그런데 국내에서 도시농업의 교육내용, 프로그램, 정책을 살펴보면 그 방향성은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 등 사회문화를 위한 도시농업 등 도시민 지향성이 강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도시의 농민과 도시에서 행해지는 상업농 그리고 그와 관련된 콘텐츠에 대해서도 비중을 늘려 도시농업의 주체 중의 하나인 도시에서 농업을 하고 있는 농가나 농업이 배제되지 않게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도시농업에서 배제된 도시농민과 도심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칼럼 2024-02-19.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73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