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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징과 재미농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4-18 09: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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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는 포리징(forag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foraging은 명사로서 사냥, 낚시, 식물 채취를 통해 식량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형용사로서는 사냥, 낚시, 식물 채취 수단으로 식품을 획득하는 것이 특징이거나 의존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포리징은 한마디로 ‘음식을 찾는다’라는 뜻이고, 버섯과 산채, 나무 열매, 해초, 조개류 등 자연 속에서 식량이 되는 것(wild food)을 모아 요리하고, 저장하는 행위이다. 포리징이 인기를 끌자 외국에서는 인근에서 채집한 야생의 버섯이나 나물류, 열매를 레시피에 도입하거나 채취한 재료로 요리를 해주는 레스토랑도 등장했다.

 

포리징은 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대중화가 되고 있으나 그것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최고의 나물류 채취와 식용문화가 있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나물류를 채취하여 자연에서 난 제철의 신선한 먹을거리를 즐기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포리징은 인간이 수 천 년 동안 해왔던 일이다. 지구상에는 약 400,000종의 식물이 존재하는데, 이 중 300,000종이 식용 가능하다. 그러므로 많은 종류의 식물이 식용 가능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에서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과 들에서 자란 야생 식물의 순이나 열매 등을 채취하여 식용하는 문화가 전해지고 있다.

 

작물의 효율적 재배와 채취에 의해 잊혀져 가던 포리징이 인기를 끌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새로운 맛의 탐험이다. 포리징은 미각을 확장하고 새롭고 탐험되지 않은 맛, 질감, 색상 및 레시피 아이디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둘째,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즐거움을 제공한다. 최근 영국 등지에서는 야생에서 채취한 음식이 많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메뉴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음식에 이국적인 맛과 식감, 느낌을 더해주며 창의적인 맛을 맛볼 수 있게 하는데, 직접 포리징을 함으로써 무료로 할 수 있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포리징을 통해 어울리고 교류의 계기가 된다.

 

셋째, 자연과 접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식물을 채취하기 위해 도심에서 벗어나 산과 들에서 맞이하는 자연은 운동이 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포리징을 자주 하게 되면 식물과 생태계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고, 계절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

 

넷째, 몸에 좋은 제철의 신선한 것을 먹을 수 있다. 일부 야생 식물은 슈퍼푸드이며 비타민 C, 비타민 A 및 B, 아연, 마그네슘, 철, 칼륨, 칼슘 등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제철에 가장 신선한 것을 자신의 손으로 채취하여 먹게 되는 것은 그 과정이 즐겁고 음식이 맛있게 된다.

 

다섯째는 식품과 자연에 관한 공부의 즐거움을 얻는다. 야생에는 많은 식물이 있다. 포리징을 하게 되면 먹을 수 있는 식물의 이름을 알게 되고, 먹을 수 있는 식물과 없는 식물의 구별, 계절에 따른 변화, 채취 시기와 채취 방법, 조리하는 방법 등을 공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즐거운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게 된다.

 

한편, 포리징의 이점은 많으나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 독성식물, 오염된 토양과 농약에 오염된 식물 등은 채취하지 않아야 한다. 소유주가 분명한 식물의 채취를 금해야 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포리징이 일부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재미농업에 주목하고, 이것의 진면목을 알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나물캐기 등은 하나의 놀이문화이자 신선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얻기 위한 포리징이었다.

 

그 전통은 현재도 일부 전승되고 있는데, 이것을 발전시켜서 포리징 농장, 포리징 식당, 포리징을 위한 식물구별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농가소득은 물론 재미농업으로 발전시켜서 많은 사람들의 즐거운 인생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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