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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음식문화의 위기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3-20 09: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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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봄을 맞이해 쑥부쟁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과거 이맘 때 쯤이면 소쿠리를 들고 쑥과 쑥부쟁이 등 봄나물을 캐는 사람들이 양지바른 언덕 등지에 모여서 나물을 캐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봄철 시골에서는 어느 집이건 밥상에 나물반찬이 올랐다. 쑥국의 향이 방안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시골 5일장이나 저잣거리에는 나물을 파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모습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시골 곳곳에 있는 대형마트나 하나로 마트에는 연중 싱그러운 채소류가 판매되고 있고, 더러 나물류도 판매가 되고 있으나 모두가 인위적으로 재배한 것들이다. 자연산을 채취해 먹고 팔았던 종류들은 이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고령자분들이 산나물을 채취하여 팔았던 5일장 중에는 인구감소에 비례해서 사라지는 곳들이 늘어 나고 있다. 손녀와 어머니, 할머니가 나물을 캐고, 다듬고, 조리하는 모습은 전설이 되었고, 나물의 종류나 조리법에 대한 지식이 후세대들에게 전달되지 못한채 사라지고 있다.

 

게다가 결혼 이민자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 전통 음식과 재료의 소비는 점차 줄어든 반면에 동남아시아 채소 등의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TV를 켜면 트로트와 요리 관련 방송이 대세인 요즘에 음식 요리 내용은 대부분 서양식 음식이어서 우리나라 서민의 사랑을 받아 왔던 나물류의 음식 문화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요즘 붕어빵 굽는 곳에 가보면 슈크림붕어빵을 판매하는 곳들이 많다. 팥 붕어빵 일색이었던 시절과는 달리 슈크림 붕어빵이 생겨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런데 소비자의 선호도가 명확하다. 어린이와 젊은 층은 슈크림붕어빵을 선호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팥붕어빵을 선호한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팥붕어빵 소비는 줄어들고 슈크림 붕어빵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붕어빵을 구워서 판매하는 분에 의하면 결혼이민자 등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90% 이상이 슈크림붕어빵을 구입하고, 팥붕어빵은 싦어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팡붕어빵처럼 전통적으로 이용해 왔던 음식들 그리고 우리 전통 음식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산나물처럼 품종육성이나 재배생산이 안되고 채취에 의존해 왔던 나물류 그리고 요리법이 그다지 개발되지 않은 나물류의 음식 문화는 더욱더 빠르게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산나물류의 음식 문화가 사라지면 불행한 일이다. 과거 전통 시장에서 유통되는 산나물을 조사한 결과 수 십 종이었다. 각각의 산나물은 다양한 영양성분과 생리활성 그리고 각각의 맛을 갖고 있어 풍부한 맛을 경험하고 먹는 즐거움을 주었는데, 후세대들은 그것들을 경험할 수 없게 되고 조상들의 음식 문화와 단절되게 된다.

 

나물로 이용되었단 식물은 수십 종류가 되는데, 그것들 중에는 원예 품종화에 의해 우리나라만의 채소로 육성되어 종묘, 요리, 음식 문화에까지 산업의 규모화와 한국 전통 식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데, 사라지면 기회는 놓치게 된다.

 

전남의 많은 지자체에는 지역의 음식산업을 육성시킨다는 명목하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의 고유자산인 봄나물의 음식문화 등에 관해서는 무관심하다. 그래서 봄나물 음식 문화는 더욱더 위기다. 농업과 산림 그리고 전통 음식 관련기관과 단체에서는 위기에 놓은 봄나물 음식 문화의 보존과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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