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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치유 효과와 DX 그리고 재미농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2-02 08: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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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농업 활동의 내용이 다양화해지고 있다. 농산물 생산을 직업적으로 하는 농업, 농업을 통해 건강 유지, 사회 참여, 재활, 레크리에이션 등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 활동 등 세분화되고 있다. 농업의 목적은 달라도 농업을 행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 보고가 많다.

 

유럽에서는 자연의 주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식물을 재배하거나 이용하는 농업이 일찍부터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정신질환 등의 치료법으로도 활용되어 왔다. 특히 1970년대 영국에서는 플라워테라피를 중심으로 한 원예치료가 행해졌다.

 

미국에서는 1812년 현대 정신의학 및 작업치료의 선구자였던 필라델피아 대학의 벤자민 러쉬(Benjamin Rush) 박사가 정원에서 일하는 정신질환자의 관찰을 통해 흙을 만지는 것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한 유리온실의 건립, 원예치료의 학문정립과 병원에서의 도입 등 크게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에 베트남전쟁 참전 상이군인들을 대상으로 원예 등이 물리치료의 수단 등으로 도입되었고, 1990년대 초에 원예치료가 소개된 이후 농작업이 스트레스 경감이나 치매 개선 등 건강에 유익하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왔다.

 

농작업의 효과는 주로 원예치료, 물리치료의 적용과 연구 등을 계량화되면서 그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광범위하다. 아날로그식 농업은 식물과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유발하여 개인의 삶에 의미와 목적을 성취하는 과정을 제공한다. 흙을 만지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을 보고, 농산물의 맛을 느끼는 것 등은 건강한 감정과 생체리듬의 유지 및 증진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일본 야마나시대학(山梨大學)의 연구진은 야마나시현에서 장기요양 지원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600명을 약 13년간 추적 조사하면서 조사 기간에 사망한 225명의 직업과 요양기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농업 종사자는 요양 지원을 받은 기간이 평균 1.3년으로 짧은데 비해, 농업을 하지 않은 사람은 평균 2.2년으로 연령이나 가족의 유무를 고려해도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aruyama, 2020).

 

농업 활동의 이러한 효과 때문에 수입이 많은 농업 외의 직업을 그만두고 농업에 뛰어든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농업 또한 구조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농업기술과 장비 등은 쇠퇴하고, 변화되면서 농업의 관리나 작업 방식도 빠르게 변하면서 대응 방식과 농업 활동이 갖는 치유 효과도 달라지고 있다.

 

현재 농업의 화두는 '스마트 농업'이다. 이것은 디지털 기술에 한정되지 않고,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정보를 공유화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화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스마트농업’이 디지털 농업(Digital Agriculture, DA)에 이어 기업에서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활용하여 기존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으로 발전하고 있다.

 

향후 DX는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지는 모르나 아날로그식 농업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AI와 농업 로봇에 의해 관리된 농장, 완전 자동화된 무인화 농장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농부가 흙을 만지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 자란다는 말도 이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런 시대가 되면 과거와 현재의 농업 자재, 농업방식, 농업에 대한 접근 방식에 큰 변화가 생기고 농업활동을 통한 재미, 건강 증진 효과의 양상 또한 농업과 분리될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면 재미를 느끼는 농업, 정신적 치유를 위해 동식물이나 흙을 만지는 농업 등 농업간 성격과 특성이 분명해지고, 활동 목적이 다양해 질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농업, DX의 농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치유농업, 재미농업 등의 분야에도 적극적인 투자로 전통적인 농업이 갖는 가치와 치유 효과, 재미 등이 소실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함께 그에 따른 수요를 개척하고 관련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기반을 더욱더 닦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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