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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과 재미농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2-01 09:11:42
  • 수정 2024-02-01 09: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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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우리나라의 농업은 지역과 장소측면에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평야 지역에서 행해지는 대규모 농업, 산간 지역에서 행해지는 농업,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행해지는 농업이다. 이중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에서 행해지는 농업을 도시농업이라 한다.

 

도시농업과 유사한 용어에는 근교농업 또는 교외 농업이 있는데 이는 도시 근처에서 수행되는 농업이다. 소비지가 가까워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가 쉽고 운송 비용이 절감된다. 이러한 이유로 근교 농업은 신선도가 중요한 채소와 꽃을 재배가 많다.

 

도시농업의 기능에는 ① 신선 농산물 공급, ② 농업 체험 및 교류 활동의 장, ③ 평화로운 풍경, ④ 도시주민의 농업에 대한 이해 증진, ⑤ 국토와 환경의 보전, ⑥ 재해시 방재 공간 등 크게 6가지가 있는데 국가와 지역에 따라 우선순위에 차이가 크다.

 

홍콩의 경우 도심지역은 평방킬로미터(㎢) 당 인구가 55,000명이 넘는다. 가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높은 인구밀도이다. 도심은 고층빌딩으로 이루어져 있고,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땅을 찾아 보기 힘들고, 채소의 자급율은 2% 내외이므로 옥상 등의 공간은 무엇보다도 신선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싱가포르 또한 채소 자급률이 4% 정도이므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도시농업은 무엇보다도 신선한 농산물의 생산 필요도가 높고 그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빌딩의 옥상, 주차장, 경사면 등에 ‘수직 농업’을 도입해서 채소 생산을 위한 작물 재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등 땅이 넓고, 농민 1인당 농업 규모가 큰 나라에서 도시농업은 도시 및 교외 지역의 농산물 재배, 가공 및 유통이 포함된다. 공동체 정원, 옥상 농장, 수경재배, 수경재배, 아쿠아포닉 시설, 수직 생산은 모두 도시농업이 포함되는데, 대규모 농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소농과 같은 규모의 농업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채소 등의 생산을 위한 절박함 보다는 식품 기증,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의 목적이 우선 순위에 있는 등 차이가 있다.

 

국가에 따라 도시농업의 목적과 기능에 우선순위가 다르듯이 도시농업의 이점에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농업의 이점은 ① 식량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 ②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③ 체험과 교류의 장 등 고유한 가치 창출로 나눌 수 있는데, 이것이 모든 국가와 지역의 도시농업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농업의 단점으로는 ① 대량 생산이 어려움, ② 높은 토지 사용 비용, ③ 냄새, 먼지, 소음 등 주변 상황 고려 필요성 등이 있다. 도시농업은 위와 같은 장단점이 있는 가운데,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8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농업과 가축을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욱이 2050년이 되면 인류의 80%가 도시에 살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도시농업은 늘어나는 도시의 인구에 맞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나라 도시농업 또한 농산물 자급율이 매우 낮고, 도심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는 토지를 찾아 보기 힘든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상황이 다르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처럼 대농 위주 농업 구조와 도심 근처의 넓은 토지로 인해 소농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것과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우리나라 도시환경, 도시의 식재공간 등이 도시농업에 반영되어야 한다. 동시에 경제적인 절실함 때문에 도시에서 채소 생산을 하거나 도심의 토지를 생산에 전환할 목적이 짙은 외국의 도시농업과도 차이가 있는 가운데, 재미로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도시민들이 많다.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목적이 다르면 그 내용도 그 목적에 맞춰져야 효과를 높일 수가 있다. 재미농업을 추구하기 위해 도시농업에 참여한다면 도시농업 참여에 따른 재미가 많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들을 감안할 재미농업 측면에서 도시농업을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큰 것이 우리나라 도시농업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소농이 많기 때문에 재미농업을 통해 소농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농업 구조이다. 이러한 점까지 감안한 도시농업 모델이 더 많이 개발되고 활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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