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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음식 문화 6: 전라선의 나물 비빔밥과 호남선의 육회비빔밥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 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0-25 08: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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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김동국 기자]나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흔히들 나주곰탕, 영산포 홍어, 구진포 장어를 꼽는다. 이들 세 가지 음식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유의 맛으로 미식가들과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유명세와 더불어 나주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매력으로 이 세 가지 음식점의 손님은 많다. 그렇지만 몇몇 곰탕집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많은 점심때에 방문하더라도 줄을 서야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줄을 서지 않고도 나주 삼미(三味)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음식들은 쉽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까지 미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나주 비빔밥이다. 나주에 있는 몇 군데 비빔밥집은 줄을 서서 오랫동안 기다리거나 용케 자리를 잡고 앉자 있어도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가 있다.

 

나주의 비빔밥집처럼 손님이 많은 곳은 함평군에도 있다. 함평군 함평읍 전통 시장 인근에 있는 비빔밥집도 점심때면 함평군뿐만 아니라 타지 손님들로 가득하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식당은 영광군 염산면사무소 앞, 전라북도 정읍시청 앞, 김제 금산면에도 있다.

 

이들 비빔밥집의 공통점은 호남선에 접해있다는 점과 육회비빔밥이라는 점이다. 육회비빔밥에는 밥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쇠고기가 듬뿍 들어가며, 사용된 나물은 종류와 양이 적고, 국물은 선짓국, 비계 등 소고기 부산물을 이용한 국물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나주, 함평, 영광, 정읍, 김제 등지의 호남선에 있는 비빔밥집에 손님이 몰려들어도 전주비빔밥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전주비빔밥은 사용되는 재료가 30여 가지나 될 정도로 많이 사용된다. 전주시가 2008년에 외부 용역을 맡겨서 마련한 전주비빔밥의 표준 레시피에 의하면 사골육수로 지은 밥, 전주산 미나리, 무주, 진안, 장수에서 생산한 산나물, 다시마 튀각, 전주산 황포묵 등이 들어간다. 비빔밥과 함께 제공되는 국물은 콩나물국이 주류를 이룬다.

 

구례군 화엄사 입구에 모여 있는 비빔밥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비빔밥 또한 전주비빔밥처럼 재료가 많이 사용된다. 다양한 산채가 사용되며, 계란 부침이 올려지며, 국물은 된장국이 많다. 이와 유사한 비빔밥집은 남원에도 다수가 있다.

 

전라선에 위치한 전주, 구례, 남원의 비빔밥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콩나물과 산채가 주를 이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산악지대가 많은 지리적 특성이 비빔밥에 다양한 산채 나물의 사용으로 반영되어 있다. 국물에는 콩나물 또는 장문화가 발달한 지역답게 나물 된장국이 많이 사용된다.

 

비빔밥을 이렇게 호남선과 전라선으로 구분해서 특성을 살펴보면 호남선은 육회가 많이 사용된 비빔밥이고, 전라선은 산채를 비롯해 나물류가 많이 사용된 비빔밥으로 나눠진다. 따라서 호남선의 비빔밥과 전라선의 비빔밥, 전주비빔밥과 나주비빔밥은 비빔밥이라는 이름은 같으나 내용물과 맛이 다른 음식이다. 

 

1938년 10월 4일자 동아일보의 ‘기산정수의 향기탄 함평 소주에 비빔밥’이라는 기사에는 “함평 시장 날이면 외촌에 사는 분들이나 근읍에 계신이들은 시장에 와서 비빔밥에 소주만 먹고 가는 예도 적지 않하며”라는 대목이 있다. 비빔밥이 안주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 그 당시에도 육회비빔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나주를 비롯해 함평, 영광, 광주, 장성 등 호남선에 위치한 지역은 전라선 권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돼지고기, 닭고기를 육회로 먹었던 문화가 과거에 존재했었다. 따라서 호남선 권역에서는 육회는 물론 육회비빔밥을 먹는 문화적 DNA가 풍부하다.

 

호남선의 육회비빔밥은 이것을 바탕삼아 전라선의 나물 비빔밥과는 다른 전통, 다른 맛을 내며 발전하고 있다. 호남선의 해당 지자체에서는 육회비빔밥을 지역 음식 전통과 연계하고, 체계화 및 브랜드화해서 전주비빔밥 이상으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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