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여 년 전 소도읍 가꾸기를 통해 해남읍의 공간이 재편됐다.
해남군청 앞에 있던 교육청과 경찰서, 해남소방서가 지금의 자리로 차례차례 이전하며 성내리 중심의 관공서 시대에서 해리로 분산되는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당시 소방서를 비롯한 관공서들이 지금의 자리로 이전할 때만 해도 이곳은 논밭이었다. 건물도 드물었고 차량 흐름도 거의 없을 만큼 적막한 곳이었다.
그러나 해남터널이 뚫리면서 해남읍으로 진입하는 곳이 우슬재가 아닌 해남경찰서 앞 도로가 됐고 또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등이 들어서면서 인구 유입도 가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통량도 늘었다.
해남소방서가 지금의 자리로 이전할 당시, 도로경계지점과 차고와의 진입 너비 3m는 규격에도 맞았다. 소방서 앞 2차선 도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환경이 너무도 변했다. 또 소방차량도 대형화됐다. 이러한 흐름에 소방청사 부지 및 건축기준에 관한 규정도 변했다.
소방청사 부지의 핵심은 소방차량의 원활한 출동이다.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15m 이상의 도로 폭 또는 왕복 3차선 이상의 도로와 인접하거나 최소 회전반경 12m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 소방서는 전면과 측면이 도로와 맞물려 있으며, 도로경계지점과 차고와의 진입 너비가 3m에 불과하다. 고가사다리차의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아 화재출동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반 소방차 역시 화재출동이나 소방서로 귀서할 때 전면 2차선 도로가 모두 소방차의 회전반경으로 포함돼 직진하는 차량과의 교통사고 위험도 안고 있다.
의용소방대에 근무한지 벌서 20년이 넘었다. 소방업무를 보조하면서 느끼는 것이 군민의 안전이다. 군민의 안전을 위해선 소방업무가 원활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방업무는 분초를 다투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건물은 소방차의 진출입에서부터 애를 먹는다.
핸들을 몇 번이나 꺾어야 하고 또 그 시간대에 소방서 앞을 지나는 차량이라도 있으면 출동은 더 지체된다. 소방업무도 양보단 질을 요구받는 시대이다. 소방업무의 질은 분초를 다투는 시간에서 나온다. 또 일상처럼 진행하는 훈련에서 나온다. 일상의 훈련은 직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소방서 자리는 훈련장소가 없어 우슬체육공원에서 진행한다.
소방업무를 보조하면서 소방이란 무엇인지, 우리지역에 왜 소방시설이 필요한지 조금씩 알게 됐다. 해남 군민의 한 사람으로 또한 의용소방대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소방서 위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지역사회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유는 강조가 무의미하듯 우리의 생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해남소방서 이전, 지금부터라도 공론화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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