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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배 통조림과 나주 통조림 공장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08 07: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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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화남산업[전남인터넷신문]나주버스터미널에서 서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동점문이 있다. 이 동점문과 개천을 사이에 둔 곳에는 옛 화남산업(和南産業) 공장 터가 있다. 


통조림 공장이었던 화남산업은 폐허가 되어있으나 2,700여평 규모의 터와 낡은 건물은 과거 나주에서의 통조림 산업 위용을 전하고 있다(사진).

 

통조림은 1810년 영국의 피터 듀란드가 금속제 용기에 식품을 넣는 방식을 개발하면서부터 시작되어 상용화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을 통해 도입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竹中缶詰製造所)이다.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는 1910년에 다케나카 센타로(竹中仙太郎)가 교토시(京都市) 기온(祇園)에서 고급 식재료를 공급하는 청과상을 창업한 다음 점차적으로 청완두, 죽순 등을 병에 넣은 것과 쇠고기 통조림 등을 생산한 데서 시작되었다.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는 1922년에 창업자의 고향인 교토시(京都市) 남교(南郊)의 후시미(伏見)로 이전했다. 당시 후시미 주변에는 일본군 제16사단이 있었고, 인근의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는 군수용 통조림 납품 업체로 지정을 받았다. 

 

이후 1928년경에 제주도 서남부 옹포리(翁浦里)에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 제주 공장을 만들었다. 당시 조선에는 늙은 소를 처리해 군수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조림 공장이 요구되었고, 일본군에서는 군수용 통조림 납품 실적이 있는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에 군수용 통조림 제조를 맡겼다.

 

그 후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는 1938년에 전남 나주에 새로운 통조림 공장을 만들었다. 이 공장은 나주역과 가까운 곳에 설립했는데, 일본 나가사기현(長崎県) 니시소기군(西彼杵郡) 출신의 마 마쓰후지 덴로꾸(松藤伝六)가 금천면(錦川面) 원곡리(院谷里) 일대에서 배와 복숭아를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이 설립의 한 요인이었다. 그 때문에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 나주공장에서는 쇠고기 외에 과실 통조림의 제조도 행해졌다.

 

나주의 통조림 공장은 광산군 송정리와 나주에서 유치경쟁을 벌여 1934년에 나주로 결정되었다. 이후 마쓰후지 덴로꾸는 1935년 10월에 통조림용 황도조합을 조직하고 조합장에 취임하였으며, 묘목의 분양과 재배면적 확대, 품종 개량에 전력을 기울이면서 생산품은 다케나카 통조림 제조소에 판매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케나카 통조림 공장 외에 일본인 우가키 가즈시게(宇垣一成)가 1937년에 동아식품(東亞食品) 나주공장을 설립해 복숭아 등을 통조림으로 만들었다.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통조림 공장은 광복 후에는 한국인에 의해 운영되었다. 

 

1947년 6월 13일자 동광신문의 ‘나주 식품회사서 식료생산에 매진’이라는 기사에는 “다케나카 공장(竹中工場)을 우리의 손으로 살리고자 하여 당시에 종업하고 있었던 동포 직원 수명이 생산과 기술을 연구하여 오던바 드디어 우수한 성적을 나타나게 되어 전선에서도 유명한 황도(黃桃) 통조림, 배 통조림, 양주(洋酒) 과실쨈, 채리, 김치통조림 등을 생산하여 오던바...후략”라는 내용이 있어 배 통조림과 복숭아 통조림이 계속해서 제조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1947년 9월 13일자 동광신문의 ‘나주 동아식품공장 / 과실통조림 생산’이라는 기사에는 “동아식품 나주공장에서는 200여명 남녀공원이 총동원되어 나주 특산 과물의 통조림 생산에 맹렬히 활동 중인 바 배, 복숭아 등의 통조림이 다량으로 생산되어 이미 국내 각 시장에 나오게 되었다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1948년 2월 7일자 동광신문의 ‘나주배와 황도 통조림 마카오에 진출/ 일만상자 첫 출하’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나주의 명산 배가 지난번 홍콩(香港)으로 수출되어 일약 세계적으로 그 성가를 올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배와 황도를 나주 동아식품공장에서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수출 전선에 내세웠다. 동 공장에서는 우선 첫 시험으로 일만 상자를 지난 1월 말 부산출 범펀으로 마카오로 수출시켜 외화획득의 장도에 올랐다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나주배를 이용한 통조림 제조는 1970년대까지 이어져 금천면 동아식품 공장에서는 서양배 바틀렛(bartlett pear)으로 통조림을 만들어 일본으로 수출했다. 나주에서는 이처럼 배를 이용해 통조림을 만들어 수출까지 했던 역사가 있으나 이와 관련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만 남겨져 있다.

 

참고자료

河原典史. 2014. 植民地期朝鮮における缶詰製造業の展開. 日本地理学会発表要旨集182.

蔣允杰. 2019. 植民地化過程における朝鮮牛―帝国日本の畜産資源確保と利用. 一橋大学博士学位論文.

河原典史. 2007. 植民地期の済州島における水産加工業―映像と写真にみる日本人の活動. 第248回朝鮮近現代史研究会4月8日.

河原典史. 2006. 植民地期の済州島における水産加工業と日本人の移動. 済州島 10: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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