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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청출어람과 나주의 쪽문화 유산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1-25 0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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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순자(荀子, B.C.298~B.C.238)의 성악설은 전국시대 맹자(孟子, B.C.372~B.C.289)의 성선설과 대립된다. 


순자는 인간이 태어날 때 악한 성품을 갖고 태어나므로 꾸준히 노력하고 스승을 좇아 열심히 학문을 닦지 않으면 선한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한 맹자와는 달리 후천적인 의지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성품과 지능, 그리고 이기적인 욕심은 누구나 같으나 소인은 본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군자는 예와 교육을 통해 본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순자의 사상이 담긴 『荀子(순자)』에서 ‘학문은 중간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學不可以已, 학불가이이).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靑取之於藍而靑於藍, 청취지어람이청어람), 얼음은 물에서 만들어졌지만 물보다도 더 차다(氷水爲之而寒於水, 빙수위지이한어수)’라며, 학문의 중요성을 설파하였다. 

 

이 말에서 유래된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쪽에서 나오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은 지금도 제자는 훌륭한 스승을 모시고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의 스승보다도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런데 순자의 생애(BC 298-BC 238)를 감안하면 쪽이 수 천 년 동안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순자의 청출어람이 아니더라도 쪽은 인류 역사상 식물염료로서 가장 먼저 그리고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사진), 언어권에 따라 공통된 인식을 갖는 곳들이 많다. 한자권에서는 쪽 염색 그 자체 외에 쪽의 약성과 더불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문구가 널리 사용되면서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한 배경 때문에 한자 문화권에서는 청출어람의 고장이라고 하면 말이 쉽게 통하면서 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쪽의 산지였고, 현재도 쪽문화가 풍성한 나주는 청출어람이라는 좋은 자산을 갖고 있으며, 이것을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콘셉트로 활용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나주는 최근 청출어람처럼 새롭게 태어나 발전하고 있다. 고대 마한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역사문화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도시인 나주는 몇 해 전에 전라도 명명 천년을 맞이했다.

 

전라도(全羅道)라는 명칭은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행정구역의 개편을 기준으로 강남도(전주 등 지역)와 해양도(나주 등 지역)를 합쳐 명명한 것이다. 전라도의 중심이 된지 1000년 역사의 응축된 힘과 나주 혁신도시가 어우려져 더욱더 발전하고 있다. 

 

나주의 이러한 본질과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청출어람이다. 한자 문화권에서 인지도가 높고, 나주를 한마디로 표현하기에 좋은 청출어람의 사용에 대한 당위성을 더욱더 높이려면 나주 쪽문화의 유산을 잘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쪽문화를 만들어 만들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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