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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별건곤에 등장하는 부채 명산지 나주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7-02 08: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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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별건곤(別乾坤)은 1926년 천도교의 개벽사(開闢社)에서 취미와 가벼운 읽을거리를 위하여 창간한 월간지이다(사진은 별건곤의 표지, http://ssmop.org에서 인용). 


1934년 7월 1일에 9권 6호, 통권 74호로 종간되기까지 ‘조선은 어디가 가나?’, ‘조선 자랑호’, 한용운 이상협 등의 ‘생활개선안’ 등 단순한 취미 잡지 이상의 기사가 실린 잡지였다. 

                

별건곤에는 부채 명산지인 나주가 소개되어 있다. 그것은 제14호(1928년 7월 1일 발행) 춘천 출신 차상찬 작가가 송작(松雀)이라는 필명으로 쓴 ‘붓채와 애첩(愛妾)’이라는 글에 등장한다. 별건곤에 나타난 ‘붓채와 애첩’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녯사람은 붓채를 사랑하는 첩(妾)에다 비하얏다. 그러나 아모리 사랑하는 하이카라 첩이라도 찌는 듯이 더운 녀름 날에 단 한 시간만 붓채처럼 갓차이 하야 보와라. 향내 보다도 땀내가 더 나고 쾌감(快感)보다도 답답증이 더 만흘 것이다. 더군다나 밧갓 출입할 때에 첩을 붓채처럼 손에다 꼭 붓잡던지 품 속에다 끼고 다닌다 하면 비록 동부인이 류행하는 이 시대라도 남이 다 웃고 자긔도 또 한괴로워 견듸지 못할 것이다.

 

붓채는 친할수록 시원하고 상쾌하며 품속에 느어도 실치 안코 손에 잡을사록 정이 붓는다. 산아운 더위를 쫏고 淸凉(청량)한 바람을 주며 타는 햇빗을 가리우고 모긔, 파리 등을 다 모라낸다. 잠자는 민중을 깨워주고 고적한 사람을 위로하여 준다. 담장과 양산 손주머니가튼 새 류행의 수대품(手帶品)과 情死(정사)를 하랴는 소위 「모던뽀이」와 「모던껄」이라도 녀름 날에 붓채와는 그보다도 더 정이 깁허 양산도의 노랙까락과 가티 열네번 죽으면 죽엇지 참아 못 놀 것이다. 

 

뎐풍선(電風扇)바람에 힉힉 늣기여 三伏(삼복) 지경에도 춥다 소리를 하는 뿔송아지 가정에서도 붓채는 그다지 괄세치 못할 것이다. 그럼으로 나는 붓채를 妾(첩)에다 비하느니 보다 오히려 민중의 恩師(은사)요 구세주라고 尊號(존호)를 주는 것이 올타고 생각한다.

 

...중략... 

 

産地(산지)로 말하면 전라도의 全州(전주), 南原(남원), 羅州(나주), 潭陽(담양)과 경상도의 大邱(대구), 晋州(진주), 統營(통영) 등이 다 저명하지만은 그 중에서도 명산지오 品産(품산)은 全州(전주), 羅州(나주), 潭陽(담양)이다. 서울 시중에서 고가를 부르고 잇고 외국으로 수출되야 조선의 工産界(공산계)를 빗나게 하는 것도 이 몃 郡(군)의 것이다. 엇던 서양 사람은 조선의 구경을 하고 가서는 엇던 잡지에 발포하기를 조선은 붓채의 나라라고 하엿다. 붓채를 잘 가지지 안는 서양 사람으로는 용혹 무괴한 일이다.”

 

차상찬 작가는 이 글에서 나주, 담양, 전주를 부채의 명산지이자 조선의 공산계를 빛나게 하는 군(郡)이라고 했다. 이 잡지가 1928년 7월 1일 발행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20년대까지만 해도 나주, 담양, 전주는 부채의 명산지 중의 명산지였음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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