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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프로그램, 지역 실정에 맞게 해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23 08: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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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봄을 맞이하여 곳곳에서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몇 군데의 프로그램을 수집하여 분석해 보니 공통점들이 많았다. 


지역과 대상자가 다름에도 프로그램이 유사하다는 것은 도시농업이라는 분야 자체에는 충실했을지 몰라도 지역과 대상자에 대한 고려가 크게 부족하다는 얘기이다.

 

지역에는 특산 작물과 품목이 있다. 재배 작물뿐만 아니라 가공품, 체험 상품 등이 있는데, 이것은 종사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특산품이 되어 다른 지역과 차별성과 정체성을 갖게 한다. 


그러한 특산품은 비 농업인들에게 접근 기회가 많지 않은데, 도시농업 과정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면 지역 특산품을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데도 분석 대상 지역의 프로그램에는 없었다.

 

반면에 시골에서 이것까지 배워야 할까 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옥상텃밭이었다. 옥상농원, 옥상텃밭은 도시농업을 논할 때 도시농업 선진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이다. 


그러므로 도시농업 프로그램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는데, 전남에서는 필요성과 활용성이 도시농업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도시농업 측면에서 옥상 텃밭이 우수하게 활용되고 있는 곳은 홍콩이다. 홍콩에서 옥상텃밭은 채소를 가구고, 사교의 장소이며, 휴식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아주 귀한 장소이다. 홍콩에서 옥상텃밭이 사랑받는 이유는 인구밀도 및 토지부족과의 관련성이 크다.

 

인구 밀도 측면에서 홍콩의 도심지역은 1평방킬로미터(km2) 당 인구가 55,000명이 넘는다. 가로세로 1km 이내에 곡성군 인구 2배가량이 산다. 전남에서 가로 세로 1km 땅이라면 그렇게 넒은 면적은 아닌데, 강진, 보성, 장흥, 함평 등 상당수의 지역 인구 보다 많이 살고 있다. 좁은 면적에 인구가 많이 사는 비결은 고층 건물이며, 숲이나 휴경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도심 지역에 사는 시민들은 농지가 없기 때문에 숲과 식물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고, 식물을 만나고, 텃밭을 가꾸는 방법은 빌딩의 옥상이라는 공간이다. 홍콩의 시외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나 만족할 수준은 못된다. 홍콩 교외의 농지는 700ha에 불과하고, 농민은 6000명에 되지 않는다. 농업이 경제 생산량에 차지하는 비중은 0.1% 정도이며, 채소의 자급률은 2% 내외이다.

 

채소 등의 낮은 자급률로 인해 수입 의존도가 큰데, 중국산 식품에서는 농약 오염 등이 자주 나타난다. 그래서 비싸더라도 일본산 등을 구입하고 있으며, 안전한 채소를 스스로 가꿔 먹기 위한 차원에서도 옥상텃밭에 참여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홍콩처럼 옥상까지 텃밭으로 고려해야 할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빈터가 많고, 옥상은 많지 않은 가운데 이용한다고 해도 이용 시 배수문제, 오염, 누수 등으로 이익보다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농업 프로그램 참여자 중 옥상이 있는 건물에 사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필요성이 낮다는 것이다. 

 

배워도 활용도가 낮은 것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것은 도시농업 담당자가 그만큼 전문성 부족과 지역의 발전, 대상자의 만족감 측면에서 고민과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에는 많은 예산이 수반되고, 참가자들의 시간이 투자되는 만큼 지역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이것을 통해 지역발전과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으면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9. 도시농업과 비즈니스 대상으로 발전된 홍콩의 옥상텃밭. 월간원예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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