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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화관 - 김혜자
  • 기사등록 2021-03-09 16:58:56
  • 수정 2021-03-09 18: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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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어머니로 부르는 순간부터

엄마는 그리움 그대로였다

 

총총하던 총기를 내려놓고

꽃잎 따먹던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콧노래 흥얼거리다

하얀 삐비꽃 천지를 덮던 오월 맑은 날

찔레꽃 화관을 쓰셨다

 

큰딸이 채비 해 둔 고슬한 삼베적삼에

예쁜 꽃신 신고 연지곤지 화장한

엄마의 낯선 모습을 난 처음 보았다

 

하늘소풍

 

천천히 가만히 숨 고르기 하며

잡은 손이 식어가는 엄마

눈을 감고 천천히 깊은숨을 마신다

 

빙그레 수줍움을 닮은 어머니의 웃음이

베란다 화분에서 햇빛을 주우며

오늘따라 더욱 긴 눈 맞춤이다

 

엄마가 있다, 찔레꽃 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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