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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단백질 생산 조절 원리 세계 첫 규명 Cell誌 발표,“줄기세포 제어와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 찾아” 2012-10-25
송용진 기자 jck0869@hanmail.net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에서 에너지를 분배하고 세포 간 의사소통의 양과 속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하였다. 이것은 마이크로RNA를 조절하여 줄기세포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LIN28, 린28)의 기존 기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능을 규명한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

* 마이크로RNA: 아주 작은 한 가닥의 RNA로, 생물체의 발생, 성장, 노화, 사멸 등 생명현상 관여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42세)의 주도로 조준, 장혜식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국가과학자)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세계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 전문지인 ‘Cell’지 온라인 속보(10월 25일자)에 발표되었다.

이로써 김빛내리 교수는 2주 만에 세계 최고 저널에 2편 연속 게재하는 쾌거를 이뤄냈다.(논문명: LIN28A is a Suppressor of ER-associated translation in embryonic stem cells)

린28 단백질은 줄기세포 치료의 핵심 기술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 생산에 사용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6년 전에 개발된 줄기세로로,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의 분화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꿈의 기술'로 불린다.

또한, 린28에 이상이 생기면 당(糖) 대사와 사춘기 시기 조절 및 간암과 난소암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린28이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원리를 완벽하게 알아낸다면, 줄기세포의 이해와 관련 질병 연구 및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빛내리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린28의 기능(마이크로 RNA를 조절하여 줄기세포의 성질을 간접적으로 유지) 이외에도 추가적인 기능에 대한 단서를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살아있는 줄기세포에 강한 자외선을 쬐어서 단백질과 RNA를 엉겨 붙게 한 다음, 이 RNA에 담긴 정보를 분석기(차세대서열분석기)로 총 58기가베이스를 읽어내, 린28이 붙어 조절하는 RNA 전체를 일괄적으로 조사하였다.

* 58기가베이스(gigabase) : A4용지에 인쇄해서 쌓으면 2,028미터로, 한라산의 높이를 넘는 막대한 분량

이 방법은 클립시크(CLIP-seq)라고 부르는데, RNA를 조절하는 단백질에 대한 대단위 연구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술로, 세계적으로 10여개 연구실만이 성공한 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통적인 RNA결합 단백질 연구에 비해 세포에 있는 모든 린28 단백질 주변의 RNA를 한꺼번에 사진을 찍듯 볼 수 있어서, 상호작용 전체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위 실험에서 김 교수팀은 린28이 조면소포체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생산 전체를 조절한다는 실마리를 얻었다. 이후, 세포 전체 단백질의 생산 속도를 관찰할 수 있는 리보솜 흔적 조사법을 활용해, 린28이 실제로 조면소포체에서 생산하는 단백질 모두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리보솜 흔적 조사법(ribosome footprinting): 세포내 전체 mRNA(전령RNA)에 결합된 리보솜의 위치를 분석하여 단백질의 합성속도를 추측하는 방법

조면소포체는 세포 안에서 막으로 싸인 소기관으로, 사람의 단백질 3만 5천종 중 약 7천종이 여기서 생산된다.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들은 △세포와 세포의 연결 △각종 물질의 분비와 수송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연구팀은 린28이 배아의 초기 발달 과정에서 세포 전체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규명하였다. 세포가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상당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린28이 조면소포체 단백질의 생산을 줄여, 이 에너지를 세포의 양적 성장에 집중시키고, 세포 간의 의사소통도 줄여서 성체 세포로 발달하는 시기를 충분히 늦추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암세포의 전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상당수가 조면소포체에서 생산되므로, 린28이 조면소포체 전체 단백질을 조절하여 암 전이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김빛내리 교수는 “줄기세포의 정상적인 발달과 당(糖) 대사 및 사춘기 시기 조절 등에 관여하는 린28 단백질의 알려지지 않은 직접적인 조절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향후 줄기세포의 유도와 관련 질병의 치료 기술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또한 간암, 난소암 등 여러 종류의 암 발생과 전이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린28 단백질의 이상 조절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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