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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흰가루병 저항성 멜론과 전남광주 멜론농업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2026-09-0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전남은 곡성과 나주 세지 등을 중심으로 멜론이 재배되는 우리나라의 주요 멜론 산지 가운데 하나이다. 시설하우스에서 집약적으로 재배되는 멜론은 병해 관리가 생산성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농가에서 골치를 앓는 대표적인 병 가운데 하나가 흰가루병이다.

  

흰가루병이 발생하면 잎 표면에 흰 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균사가 퍼지고, 심해지면 광합성과 생육에 영향을 준다. 농가에서는 약제 살포와 재배환경 관리 등으로 대응한다. 이 과정에서 약제비와 노동력이 들어가며 적절한 방제시기와 약제 선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대만에서 흰가루병 대책을 종자 단계에서 찾은 사례가 나왔다. 대만 농업부 농업시험소는 분자표지 보조육종 기술을 이용해 흰가루병 저항성 멜론 ‘타이농(台農) 11호’와 ‘타이농 12호’를 육성하고 올해 품종권 등록에 이어 종묘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농 11호는 녹색 과육의 네트멜론으로 과중은 약 1.6~1.9kg, 과육 당도는 15브릭스 정도이다. 타이농 12호는 오렌지색 과육으로 약 1.5~1.8kg, 당도는 13브릭스 정도이다. 두 계통에는 흰가루병에 대한 3개의 우성 저항성 유전자가 집적되어 있으며, 이 유전자는 교배를 통해 F1에도 전달될 수 있다. 실험실 검정에서는 대만에서 발생하는 흰가루병 race 1과 race 5에 대해 감염률이 거의 0에 가까운 ‘극저항성’을 나타냈다.

  

이 사례의 의의는 농가가 병 발생 이후 방제를 담당하는 방식에 저항성 육종이라는 앞 단계의 대책을 더했다는 데 있다. 병에 강한 종자를 농가에 공급하면 재배과정에서 흰가루병 발생 위험과 방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대만 농업시험소는 하나의 저항성 유전자보다 3개의 우성 저항성 유전자를 하나의 계통에 집적했다. 

  

흰가루병균에는 여러 생리형(race)이 존재하고 생리형에 따라 멜론 품종의 저항성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자표지를 이용하면 원하는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선발하면서 육종의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멜론 흰가루병의 여러 race가 보고돼 있다. 전남과 관련해서는 더욱 주목할 자료가 있다. 국내 연구에서 곡성과 영암 등에서 채집한 흰가루병균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병원성을 보여 새로운 race인 ‘KN1’으로 제안됐으며, 장흥에서 채집한 균주는 이들과 다른 반응을 보여 ‘KN2’로 제안됐다. 전남의 멜론 재배지역에서도 흰가루병의 race에 따른 대응이 필요한 근거가 이미 제시된 셈이다.

  

따라서 대만의 타이농 11호와 12호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보다 대만의 육종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만에서 확인된 저항성은 race 1과 race 5에 대한 것이므로 국내, 특히 전남에서 발생하는 균주에도 저항성을 보이는지는 별도의 검정이 필요하다.

  

대만의 또 다른 특징은 타이농 11호와 12호를 농가가 직접 재배하는 F1 상업품종보다 종묘업체가 육종에 활용하는 자식계통 친본으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우량 친본을 종묘업체에 제공하면 이를 다른 계통과 교배해 과형, 과육색, 당도, 향, 저장성 등이 다양한 F1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 공공 연구기관이 기반이 되는 육종소재를 만들고 민간 종묘산업이 상업품종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전남광주에서도 역할을 나눈 대응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과 지역 농업 연구기관에서는 곡성·나주 등 멜론 산지의 흰가루병균을 지속적으로 수집해 race 분포를 조사하고 저항성 유전자원을 발굴·검정할 수 있다. 종묘업체에서는 검증된 저항성 유전자를 이용해 지역 재배환경에 적합한 친본과 F1 품종을 육성하고, 농가는 현장 재배를 통해 품종의 저항성과 상품성을 평가할 수 있다.

  

대만의 사례는 흰가루병 방제의 일부를 농가의 하우스에서 육종가의 종자로 앞당긴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남광주의 멜론 산지에서도 병원균의 race 조사와 저항성 유전자원 확보, 친본 육성, F1 품종 개발이 연결된다면 농가가 짊어진 흰가루병 방제 부담을 종자산업과 공공 연구가 함께 나누는 새로운 대책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游昇俯. 2026. 農試所首發甜瓜親本「台農11、12號」,告別白粉病噩夢. 農傳媒(2026.09.07).

허북구. 2021. 전남 농특산 품목의 경쟁력 강화 방안, 허북구 농업칼럼. 세오와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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