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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시 농업의 경쟁력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2026-07-07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원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본 엔화 역시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가치를 기록했다. 통화가치 하락의 배경은 한국과 일본이 다르지만, 시장이 정부의 말보다 경제의 방향성과 정책의 신뢰를 먼저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이 상황을 보면 1970년대 미국의 달러 위기가 떠오른다.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달러와 금의 교환 정지를 선언했다. 이른바 닉슨 쇼크였다. 그때까지 달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금과 고정가격으로 교환되는 기축통화였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해외에 쌓인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자 세계는 달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각국은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꾸려 했고, 미국은 더 이상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1970년대 말에도 미국은 또 한 번 달러 위기를 맞았다. 인플레이션은 잡히지 않았고, 대외 수지는 악화되었으며, 달러에 대한 신뢰는 흔들렸다. 결국 1979년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취임한 폴 볼커는 강력한 통화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했다. 고통스러운 처방이었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시장은 구호나 선언보다 방향을 보고, 말보다 실행을 본다는 것이다. 신뢰가 흔들리면 아무리 큰 나라의 통화도 약해지고,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경제의 기초도 흔들린다. 이 교훈은 국가경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농업과 농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농업도 결국 시장의 신뢰 위에서 성장한다. 소비자는 지역 브랜드를 믿고 농산물을 선택하며, 기업은 정책의 지속성과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다. 청년들은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믿을 때 귀농·창업을 선택한다. 정책의 방향이 흔들리면 신뢰도 함께 흔들리고,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시도 이러한 점을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지방정부가 출범하는 시기일수록 정책의 첫 방향은 더욱 중요하다. 한 번 잘못 설정된 정책은 수년간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고, 결국 그 부담은 농업인과 지역경제가 떠안게 된다.

  

필자는 여러 지역에서 특산품 개발과 치유농업, 농촌융복합산업 등을 컨설팅하면서 비슷한 사례를 자주 접한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실패한 사업을 반복하거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유행을 따라가는 정책이 적지 않다. 반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데이터와 전문가의 분석을 바탕으로 방향을 정한 지역은 예산 규모와 관계없이 꾸준히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는 농업의 경쟁력 역시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장은 화려한 구호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평가하고, 농업인은 지원 규모보다 정책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를 먼저 살핀다. 

  

전남광주통합시가 지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방향을 바로 세우고,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며, 그 방향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는 농정을 펼쳐야 한다. 시장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과 일관된 정책은 반드시 신뢰를 낳고, 그 신뢰가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어 갈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민선 9기 농업의 성패는 방향에 달렸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2.).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농업은 기다릴 수 없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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