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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안의 해풍감자, 맛의 비밀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6-24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시장에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맘때의 햇감자를 기다린다. 특히 전남의 해안지역에서 생산된 해풍감자는 특유의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왜 해안가에서 재배된 감자는 유독 맛이 좋다고 평가받는 것일까?

 

전남의 서남해안 지역은 감자 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기온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시켜 주고, 풍부한 일조량은 광합성을 촉진해 감자의 생육을 돕는다. 또한 해안지역의 토양은 배수가 양호해 감자 뿌리가 건강하게 발달하기 쉽다. 감자는 과도한 수분을 싫어하는 작물인데,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는 조직이 단단하고 품질이 우수한 감자가 생산된다.

 

해풍 자체가 감자를 짜게 만들거나 특별한 맛을 직접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바람은 병해 발생을 줄이고 건전한 생육을 돕는다. 또한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고 밤에는 비교적 서늘한 환경이 유지되면서 감자 내부에 탄수화물이 축적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이러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전남 해안의 감자는 맛과 품질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감자의 맛은 품종과 재배환경뿐 아니라 먹는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삶은 감자를 따뜻할 때 먹으면 단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이는 실제로 당이 갑자기 증가해서라기보다 사람의 미각이 따뜻한 상태에서 단맛을 더 잘 느끼기 때문이다. 갓 삶은 감자는 향이 풍부하고 조직이 부드러워 감자 본연의 맛이 더욱 잘 전달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분의 변화에 있다. 감자를 삶으면 전분이 물을 흡수하여 부드럽게 풀어지는 ‘호화(糊化)’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감자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식으면서 전분 분자들이 다시 결합하는 ‘노화(老化)’가 진행된다. 그 결과 조직이 단단해지고 퍽퍽한 느낌이 나타나며, 단맛도 상대적으로 덜 느껴진다. 같은 감자라도 따뜻할 때와 식었을 때의 맛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식은 감자가 건강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감자가 식는 과정에서 일부 전분은 저항전분으로 바뀐다.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쉽게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여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건강식품 분야에서 저항전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남 해안의 해풍감자의 경쟁력은 단순히 생산량에만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점차 맛과 건강, 그리고 생산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구매하고 있다. 해풍과 햇빛, 좋은 토양, 그리고 농업인의 정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해풍감자는 전남 농업의 소중한 자산이다.

  

햇감자가 한창 출하되는 계절이다. 갓 삶은 따뜻한 해풍감자의 달콤함을 즐기든, 식힌 감자의 건강적 가치를 활용하든, 그 속에는 전남 해안의 자연이 만들어낸 특별한 맛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 맛을 즐기면서 비밀을 풀기 바란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고구마를 맛있게 굽는 방법.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2.24).

허북구. 2024. 겨울 간식, 고구마가 좋은 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12.30.).

허북구. 2024. 미국감자 소비 감소의 경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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