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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수산 통합이 답인가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6-23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공개된 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농업계와 수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전라남도는 농축산식품국과 해양수산국을 각각 독립된 국(局)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입법예고된 통합특별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전라남도의 농축산식품국과 해양수산국 기능은 경제농림부시장 산하 농수산본부 체계로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행정조직은 시대 변화에 따라 개편될 수 있으며 유사 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행정개혁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농업과 수산업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문제는 단순한 행정 효율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특히 전남처럼 농업과 수산업이 지역경제와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전남은 대한민국 최대의 농업 생산지이자 최대의 수산업 기반 지역이다. 전국 최대 수준의 농경지와 풍부한 해양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수산업은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축 역할을 해왔다. 농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 농촌관광뿐만 아니라 어업과 양식업, 수산물 가공과 유통까지 수많은 산업과 일자리가 농수산업과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조직개편안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단순히 조직 명칭이 바뀌기 때문이 아니다. 현재 전남은 농축산식품국과 해양수산국이라는 두 개의 독립 국 체계가 존재하지만 통합특별시에서는 하나의 본부 체계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행정적으로는 조직 통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위상 축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농업과 수산업은 모두 1차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책 대상과 현장 환경은 상당히 다르다. 농업은 식량안보와 농지 관리, 농촌 공동체 유지, 농업인 소득 안정,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등이 중요한 과제이다. 반면 수산업은 어장 관리와 수산자원 보호, 양식산업 육성, 해양환경 보전, 어항 개발 등이 핵심 정책 분야이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정책도 다르고 필요한 전문성도 다르다. 따라서 두 분야는 긴밀히 협력할 수는 있지만 독립적인 정책 체계와 전문 행정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정부는 2008년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농림부와 해양수산부를 통합해 농림수산식품부를 출범시켰다. 당시에는 조직 효율성과 정책 연계성을 높인다는 취지가 강조되었다. 그러나 이후 수산업계와 해양 분야에서는 정책 비중 축소와 전문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또한 정책 추진 현장에서도 혼선이 적지 않았고, 농업과 수산업을 하나의 부처가 담당하면서 분야별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정부는 2013년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 다시 분리하였다. 이는 농업과 수산업이 각각 독립적인 정책 체계와 전문 행정조직을 필요로 한다는 현실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조직 체계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문성과 정책 위상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조직 통합이 반드시 최선의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임은 분명하다.

 

더욱이 이번 논의는 일반적인 지역의 조직개편이 아니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합의 목적은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발전을 이루자는 데 있다. 광주의 도시 인프라와 산업 역량, 전남의 농업·농촌·해양 자원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통합 논의의 핵심 배경이었다.

 

그렇다면 통합특별시의 조직 역시 이러한 철학을 반영해야 한다. 인공지능, 반도체, 미래모빌리티와 같은 첨단산업 육성이 중요하듯이 농업과 수산업 역시 미래 전략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K-푸드 산업과 농촌융복합산업, 치유농업, 스마트농업, 해양바이오산업 등 농수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남의 경우 농업과 수산업은 단순한 산업 부문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공동체를 형성해 온 기반이다. 따라서 두 산업의 조직적 위상 변화는 단순한 행정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진정한 상생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농업과 수산업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는 것이 과연 두 산업의 전문성과 정책 역량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남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인지에 대한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통합의 성공은 조직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는 데 있다. 전남의 양대 핵심 산업인 농업과 수산업의 위상과 전문성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지금이 바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농업 홀대는 전남 홀대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5).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 조직이 경쟁력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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